[ISSUE] 새누리당 ‘기초선거 무공천’ 대선공약 없었던 일로… ‘상향식 공천’ 승부수 통할까?

지방선거 앞두고 ‘정치권 빅뱅’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통합해 ‘새정치민주연합’(약칭 새정치연합)을 3월26일 창당하면서 ‘6·4’ 지방선거는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간 양당 체제로 치러지게 됐다.

새정치연합이 기초선거(기초단체장·기초의원) 정당공천을 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진검 승부는 사실상 광역단체장과 광역의원에서만 펼쳐진다. 이중 승부의 관건은 수도권, 특히 현역인 김문수 지사가 3선 도전에 나서지 않는 경기도지사 선거다.

새누리당은 경기지사를 포함해 필승 후보를 뽑기 위한 승부수로 국민참여경선의 ‘상향식 공천’을 꺼내들었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대선공약을 지키지 않았다는 비판을 감수하면서 내건 국민참여경선 ‘상향식 공천’이 성공을 거둘 지 주목된다.

여야 진검승부는 광역단체장·광역의원… 무주공산 경기지사 수성 관심 

패배 땐 7·14 전당대회, 7·30 재·보선 ‘도미노 악영향’ 정국 주도권 상실

‘공천비리’ 잡음 생기면 ‘공약 파기’ 비판 거세져 대형 악재로 비화 가능성

새누리, 지방선거 패하면 국정운영 직격탄

새누리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패할 경우, 박근혜 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옛 한나라당으로 치른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야권에 완패했었다. 광역단체장 16곳 중 이긴 곳은 6곳에 불과했고,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도 크게 패했다.

그나마 위안이 된 것은 수도권 3개 단체장 중 경기지사(김문수)와 서울시장(오세훈)에서 승리를 거둔 점이다. 하지만 오 시장이 1년 후에 사퇴하고 무소속(현 새정치연합) 박원순 시장이 당선되면서 이마저 뒤집어졌다.

새누리당은 경기지사 수성·서울시장 탈환을 포함, 2010년 지방선거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각오이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 새누리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패할 경우, ‘7·14’ 전당대회와 ‘7·30’ 재·보선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주며 정국의 주도권을 야권에 넘겨줄 수 있다고 보고, 필승을 위한 두 가지의 칼을 꺼내 들었다.

하나는 ‘중진차출론’이고 또 하나는 ‘장차관 차출론’이다. 이로 인해 5선의 남경필 의원(수원병)과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3선·김포)이 각각 경기지사 선거와 인천시장 선거에 가세했다.

하지만 남 의원은 먼저 뛰고 있던 4선의 정병국(여주, 양평, 가평)·원유철 의원(평택갑), 김영선 전 의원과 권역별 순회경선을 해야 하고, 유 전 장관도 안상수 전 시장과 경선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최종결과가 나오는 4월23일(인천시장)·24일(경기지사)까지 섣불리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각종 여론조사상 남 의원과 유 전 장관이 앞서 있어 공천에 한 발짝 다가 선 것은 사실이나 정·원 의원과 안 전 시장 등은 ‘뒤집기’를 강조하며 벼르는 모양새가 만만치 않다.

새누리당은 또한 서울에서도 7선의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 등을 내세워 경선 흥행에는 일단 성공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를 통해 수도권에서 승리하고 지방선거 전체 승리로 이끌겠다는 복안이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거둘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대선공약 파기 최대 변수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은 ‘대선 공약 파기’ 비판에도 불구하고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을 진행하고 있고, 새정치연합은 무공천으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1번인 새누리당 후보들이 하위 순번으로 밀리는 무소속(무공천 후보)에 비해 유리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하지만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대선공약을 파기했다는 비판은 면할 수 없어 변수로 여겨진다.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정치쇄신(정당개혁) 차원에서 “무엇보다 공천부터 개혁해야 한다”면서 “기초자치단체의 장과 의원의 정당공천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했었다.

공천개혁 이유에 대해 박 대통령은 “그동안 각종 비리와 부패 때문에 재·보궐선거가 많이 발생해 국고가 낭비되고, 행정이 마비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약속을 파기한 새누리당과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약속을 지킨 새정치연합에 대한 시민단체의 대응, 유권자들의 평가가 어떻게 내려질 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특히 새누리당 내에서는 ‘공천비리 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사소한 공천비리라도 나올 경우 공약 파기 비판과 겹쳐져 대형 악재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 일각에서는 “새정치연합도 어떤 식으로든 지지후보 임을 알리려 할 것이고, 사실상의 ‘내천’을 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시민단체의 도움을 얻어 무소속을 포함한 야권 단일후보를 선정하거나, ‘후보를 추천하지 않는 정당이 무소속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지원하는 경우 해당 후보가 이 사실을 표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공직선거법 84조를 활용하는 경우 등이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에 대해 ‘공약 파기’를 비판하고,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의 ‘무늬만 무공천’이라는 이전투구 양상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글 _ 김재민 기자 hikang@kyeonggi.com

사진 _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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