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참 잘나가는 시장이 많다. 방콕 수상시장, 네덜란드 알스메르 꽃시장, 모로코 가죽시장, 캘리포니아 호박시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 시장들은 늘 문전성시, 그야말로 살아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재래시장은 죽었다. 인심이 있고 문화가 있고 역사가 있지만 소용없다. 거대 자본력으로 무장한 대형마트와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가는 영세 시장 상인들은 거대 자본력으로 무장한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 백전백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시장에서 나고, 자라, 성공한 이가 있다. 바로 상인 출신 ‘1호’ 시장문화기획자가 김승일씨다. 이번에 출간된 ‘나는 시장문화를 판다’(소이연刊)는 김승일씨의 전통시장 개조 분투기를 그리고 있다.
그는 대학에서 통계학을 공부했다. 애초 장사에 뜻이 없던 그였기에 아무나 할 수 있다던 야채가게를 열어 야채를 팔았다. 그러다 수원 못골시장 라디오방송인 ‘못골온에어’ DJ로 활동했고 지금은 전통시장 활성화 작업을 전문으로 하는 시장문화기획사인 ‘(주)시장과사람들’을 운영하고 있다.
책에는 그간의 행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못골시장을 비롯해 마포나루상권활성화사업, 지역특성화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 팔달문시장 라디오방송 사업, 찾아가는 전통시장 프로그램, 공주산성시장의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 예산 추사의 거리 조성사업, 조원시장, 평창시장 사업, 양평 물맑은시장 활성화사업 등 전국의 내로라하는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 진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해 시장문화기획이란 무엇인지에서부터 시장문화기획자의 작업 매뉴얼 모두를 정리했다.
김승일씨는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4C’가 유기적으로 잘 맞물려야 한다고 말한다. 4C란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커뮤니티(Community)-콘텐츠(Contents)-컬쳐(Culture)가 그것으로 이들 4C를 통해 ‘또 하나’가 아닌 ‘새로운’ 시장문화를 만들어낸다면 전통시장은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값 1만3천800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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