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이용 공공시설 불구 선정적인 문구ㆍ이미지 가득 일부 시술 전후 사진까지… 시민들 대책마련 시급 지적
“지하철 역만 가면 죄다 성형외과, 비뇨기과 광고들이니… 애들이랑 보기 민망할 정도입니다.”
30일 오후 2시께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터미널역 출구 인근.
어깨를 드러낸 한 여성이 안전한 성형수술을 강조하는 내용의 A 성형외과 의원 광고가 붙여져 있다.
이곳 지하철역 출구부터 승강장까지 이동하다 보면 좌우는 물론 중앙 기둥까지 모두 6건의 성형 관련 광고를 마주쳐야 한다.
이들 병원은 ‘피부도 스펙’, ‘나이보다 젊게 살 수 있다’ 등의 자극적인 문구로 해당 시술의 효능을 홍보하고 있다. 한 병원은 2㎡만 한 지방제거 및 이식 시술 전후 사진 두 개, 다른 병원은 이마, 코, 등 등의 여드름 치료 전후 사진 16개로 각각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또 예술회관역 승강장에서 개찰구로 올라가면 ‘XL 남성수술, 조루증, 발기부전’ 등 남성수술을 전문으로 한다는 비뇨기과 광고를 만날 수 있다.
이처럼 유동인구가 많거나 인근에 관련 병원이 많은 역사에는 어김없이 선정적인 광고를 볼 수 있다. 계산역, 인천터미널역, 예술회관역, 부평역 등은 아예 역사 종합안내도 출구 별 주요 건물로 성형외과 등을 관공서 등과 함께 표시하고 있다.
일부 시민은 지하철 역사가 미취학 아동이나 학생 등이 자유로이 오가는 공공장소인 만큼 지나치게 선정적인 광고를 제한해 줄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혐오감을 줄 수 있는 성형 전후 비교 사진이나 자극적인 문구 게재를 금지하고 있으며, 전체 광고 비중도 역별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주부 김모씨(36)는 “아무리 돈 받고 알리는 광고라지만 혐오감을 주거나 정서적으로 심한 광고들이 많다”며 “공공장소를 너무 자극적인 문구나 사진으로 채우는 것은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광고대행업체에서 요청하면 절차상 문제가 없으면 승인하고 있으며 별도 가이드라인은 없다”며 “종합안내도 문구 게재도 해당 건물이 출구 인근에 있으면 유상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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