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도로환경 개선” vs 상인 “상권붕괴”
수원천 주변 도로개선 공사를 둘러싸고 수원시와 수원천 주변 상인 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시는 도로환경 개선을 위해 공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 상인들은 상권붕괴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수원시와 수원천변 상인들에 따르면 시는 수원시 팔달구 수원천 매향교에서 지동교에 이르는 500여m 구간 등 수원천변 도로에 대해 ‘수원천로 및 정조로 보행환경 개선공사’를 진행하기로 하고 예산 3억5천만원을 편성했다.
이 구간은 수원천과 상가 사이 폭이 12~15m 안팎에 달하는 도로로 4~5m 폭 차로를 사이에 두고 3~4m 폭의 보행로가 양 방향에 들어서 있다.
시는 이번 개선공사를 통해 보행로 폭을 줄여 주차공간을 도로 한편에 따로 마련하고 차선을 그려 신호체계가 있는 양방향 도로로 만들 방침이다.
이에 시는 이르면 다음 달 중 공사를 시행하기로 하고 지난 20일 주변상인들을 대상으로 주민공청회를 열었지만 상인들이 반발하면서 이견 조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인들은 도로변에 주차공간이 들어서면 상가 앞이 차로 가로막혀 수원천 조망권이 사라지는데다 양방향 차로가 생겨 혼잡이 불보듯 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상인들은 지동교에서 영동사거리로 이어지는 수원천로 300여m 구간은 폭이 좁아 일방향 도로임에도 불구, 수원천변 상권이 시작되는 매향교와 지동교 구간만 양방향 도로를 만들면 진입했다가 되돌아나가는 차들이 엉켜 교통지옥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5년째 통닭집을 운영하고 있는 K씨(52)는 “공사 구간은 수원지역 명물인 통닭골목이 시작되는 초입으로 차와 사람이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정취를 즐기는 것이 최대 강점인 시장 상권”이라며 “수원천을 따라 통닭집을 비롯해 횟집, 고깃집이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해 이제 막 정착한 상권을 시가 개입해 억지 도로로 망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 관계자는 “아직 계획단계로 예산을 세워두긴 했지만 설계과정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주민과의 협의를 통해 사업을 원활히 진행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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