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형에게 용서를 빌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십시오.”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인천 모자 살인사건’ 피고인 A씨(30)는 항소심 첫 공판에서 극형을 면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25일 서울고법 형사12부(민유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노란색 명찰을 단 하늘색 수의를 입은 A씨는 손목에 수갑을 찬 채 “죄를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울먹였다.
이어 “항소 이유서에 언젠가는 나가서 어머니와 형에게 용서를 빌 수 있게 해달라고 썼다”고 말했다.
A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의 죄가 너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면서 “용서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가족들도 ‘극형만은 면하게 해서 평생 그 무거운 짐을 지고 사죄하며 살아가라’는 취지로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달라”고 설명했다.
반면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과 범죄의 반인륜성을 고려해 극형은 마땅하다.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양형 부당을 주장하는 일반적인 형사 사건과 다르다. 많이 심리해 봐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음 공판은 다음 달 22일 오전 10시30분에 진행된다.
한편, A씨는 지난해 8월 인천시 남구의 한 빌라에서 어머니와 형을 밧줄로 목 졸라 살해한 뒤 아내와 함께 강원도 정선과 경북 울진에 훼손한 시신을 각각 유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에선 배심원 8명 전원이 사형의견을 냈고, 재판부는 사형을 선고했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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