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도시 옛말… 통일 중심도시 발돋움 ‘파죽지세’

파주시

파주시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파주의 지난 4년 동안의 성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다른 지자체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경기도내 외자유치 총액의 85%, 국·도비 확보 증가율 전국 1위, 빚더미 지자체에서 재정건전성 우수 지자체로 전환 등 당장 손에 꼽히는 성과만 여럿이다. 이제 파주는 수도권 북부 핵심도시를 넘어 통일한국 중심도시를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파주시의 파죽지세(破竹之勢) 비결을 살펴본다.

▲접경도시는 옛말, 이젠 기업 호감도시

연이은 외자유치는 파주가 수도권 기업도시로 부상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파주는 2012년 이후에만 총 2조4천170억원의 외자유치를 기록했다. 경기도 투자유치 총액의 8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신규 외국인 투자가 없었던 경기북부 지역에 2012년 이데미쯔코산을 시작으로 ASE코리아, EGkr, 테크노포로라스코리아, CCI코리아, 2013년 EGKr 2차 투자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내외 기업들의 파주쏠림 현상은 지금도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롯데쇼핑과 4천억원 규모의 ‘파주 세븐페스타(Seven Festa) 투자협약식’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파주시 문발동 일원 총 30만2천㎡ 부지에 문화·예술·산업복합시설을 건설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이다. 여기엔 외국인 관광객 뿐만 아니라 내국인들까지 이용할 수 있는 면세점도 포함돼 있다.

일명 페라리월드로 불리는 ‘파주 프로젝트’도 정상 궤도를 밟아가고 있다. 이 사업은 파주읍 일원 총 372만㎡에 민간자본 약 1조6천억원이 투자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이다. 시는 올해 안에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사업시행 승인과 주민들에 대한 보상협의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서울보다 더 빨리 서울을 가다

편리해진 교통망도 인구증가와 지역발전에 한 몫하고 있다. 경의선 복선전철이 공덕역까지 개통되면서 서울 도심부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됐다. 광역급행(M)버스 운행으로 강남은 1시간, 여의도는 45분이면 갈 수 있어 서울로 출퇴근하는 주민들도 많아졌다.

시는 광역급행버스와 자유로 직통버스 노선 등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GTX사업 3개 노선 중 하나인 고양시 킨텍스∼동탄 간 노선(46.2㎞)을 파주까지 7㎞ 더 연장하는 문제도 탄력을 받고 있다.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올해 개정돼 가장 큰 걸림돌이 해결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해당 법에선 광역철도의 전체구간을 50㎞로 제한을 뒀다.

또 운정신도시 주민들의 숙원사항인 가칭 야당역 신설이 확정돼 2015년 개통을 목표로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노선 갈등으로 착공이 1년 넘게 미뤄져 온 서울~문산 간 고속도로 사업도 주민들의 합의가 이뤄져 사업이 가시화 되고 있다. 올해 보상 및 착공 후 2018년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서울~문산을 20분 안에 갈 수 있게 된다.

▲빚은 줄이고 국·도비 확보에 집중해 현안사업 추진

파주시는 2010년 말 기준으로 예산대비 채무비율이 17.5%로 경기도에서 4번째로 빚이 많은 지자체였다. 당시 시는 ‘재정위험 주의’를 눈앞에 두고 있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

이에 이인재 시장은 취임과 동시에 시정 방향을 재정 건전성 확보에 두고 4년간 한 푼의 지방채도 발행하지 않고 채무상환을 했다. 직원들의 국내외 출장 여비나 경상경비·업무추진비도 줄였다. 지역 내 주요 행사들도 취소해 남은 예산은 시급한 시책사업에 재투입했다. 그 덕분에 4년 동안 총 943억원의 빚을 갚았으며 예산대비 채무비율도 7.3%로 낮아졌다.

국·도비 확보 노력도 시의 재정안정에 큰 역할을 했다. 시는 현안사업에 필요한 예산은 지방채 발행 없이 국비와 도비를 확보해 추진했다. 부족한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이인재 시장을 비롯해 시 공무원들이 중앙부처에서 살다시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 취임 이후 3년6개월 동안 파주시에서 확보한 국·도비 총액은 1조55억원으로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최고를 기록했다.

▲교육이 살아야 도시가 산다

파주시가 기업유치와 함께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교육이다. 교육이 살아야 지역의 발전 또한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2010년 민선 5기 이후 파주시의 4년 간 교육지원 예산은 총 793억원으로 늘었다.

교육예산 증가로 학생들의 학력수준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201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파주는 경기도 31개 시·군 중 30위에 그쳤다. 하지만 불과 3년 만에 15위로 뛰어올랐다.

대학진학률도 80%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재)파주시 행복장학회를 설립해 우수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기반도 다졌다. 시는 파주시민과 함께 힘을 모아 우수인재들이 학업에만 정진할 수 있도록 장학금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소통행정으로 시민에게 더 가까이

파주시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서 주관한 전국 기초지자체장 공약이행 평가에서도 2년 간 3회 연속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됐다. 민선 5기 들어 주민과의 약속을 가장 잘 지킨 지차체로 공인받은 셈이다.

지자체로는 전국 최초로 도입한 ‘주민 배심원제’도 시민과의 소통강화를 위한 조치였다. 공약의 이행 여부를 일반시민에게 직접 평가받겠다는 취지이다. 공약은 시민과의 약속임에도 그동안 시민은 빠진 채 공무원 시각에서 판단하고 평가해 온 방식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시민공감 체험단’도 시민과의 소통강화 수단으로 활용됐다. 주민생활과 밀접한 행정에 대해 공무원 체험단을 구성해 시민 불편이나 불만사항을 직접 몸으로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다. 시는 행정을 수행하면서 실수했거나 실패한 사례들을 모은 ‘반성백서’를 발간해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책은 담당 공무원들의 반성과 함께 파주 시민 40여명이 직접 느낀 시정운영의 문제점과 바람 등도 수록했다.

▲문화·예술에도 강한 도시- 파주

지난해 2월 파주시민의 염원이던 율곡 이이 유적지가 국가지정 문화재로 최종 승격됐다. 과거 국가유적 승격을 추진했다가 문화재청에서 부결되기도 했으나 사적 승격의 정당성을 알리고 관련분야 전문가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서울에서 학술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를 통해 율곡 이이 유적지를 국가적인 차원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얻어냈고 이 시장이 직접 관련 부처와 학계에 일일이 서한문을 보내 당위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파주 북소리 축제는 3회의 짧은 역사에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선정하는 대표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됐다. 이 축제는 파주출판도시 전체가 축제장으로, 출판사별 특색있는 프로그램과 국내외 유명 작가와의 만남 등 200여개 이상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아시아 대표 지식축제다. 자치단체 축제 중에 유일하게 박근혜 대통령이 방문하는 등 많은 화제를 남기기도 했다.

시는 북소리축제를 대중성과 국제성을 겸비한 아시아 대표축제로 거듭나도록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파주=박상돈기자 psd161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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