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고 동아리 학생들 인공수로에 100마리 서식 서식지 환경 지킴이 자처
“원적산 도롱뇽을 살려주세요.”
인천 원적산 인근 학교 학생들이 도롱뇽의 서식지 보호 및 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세일고등학교 녹색환경 지킴이를 비롯한 5개 교내 동아리 학생 30여 명은 2년여 전부터 원적산 도롱뇽 모니터링 및 지킴이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학생들이 도롱뇽을 발견한 지역은 부평구 세일고 뒤편, 원적산 인공 수로에 있는 저류지 두 곳으로 등산로에서 10여m 떨어져 있다.
부평구가 지난 2012년 절개지 붕괴에 대비해 인공 수로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저류지가 만들어지자 도롱뇽들이 하나 둘 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곳에서 발견된 도롱뇽 성체 수는 80~100마리에 달하지만, 서식지가 열악해 보호가 시급한 실정이다. 인공 수로와 저류지 구조가 사각형 형태로 만들어져 경사가 급해 알에서 부화한 도롱뇽 새끼나 성체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지 못해 수십 마리가 한꺼번에 죽는 경우가 관찰됐다.
또 저류지 수질 관리가 안 돼 콘크리트가 부식하거나 오니 등 불순물이 발생, PH 8~9의 알칼리성을 띌 정도로 서식 환경이 좋지 않다.
등산로에서 가까운데도 별도의 안내 표지판조차 없어 등산객이 도롱뇽 성체나 알을 무분별하게 가져가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홍석헌 세일고 교사는 “과학 동아리 활동을 위해 학교 주변을 살피다 보니 2년 전부터 도롱뇽이 관찰됐다”며 “학생들이 자비를 들여 매일 모니터링하고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절개지 붕괴를 막으려 사방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산새나 동물이 먹기 위해 만든 공간에 도롱뇽이 사는 것 같다”며 “원적산 도롱뇽은 처음인 만큼 이동통로 확보 및 안내판 설치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