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교사, 슬픔의 기간만 늘어간다

‘비정규직 이유’로 선생님들 개인 심부름까지 서러운 기간제교사… 인천 1천900여명
재계약철 오면 시름 깊어져

인천지역 기간제 교사들의 설움이 커지고 있다.

12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인천지역에는 기간제 교사 1천900여 명이 근무 중이다.

기간제 교사는 ‘계약에 의해 임용되는 비정규직 유·초·중등 교원’으로, 결원의 보충이나 특정교과의 한시적 담당을 위해 교원의 정원 범위 내에서 교사자격증 소지자를 계약기간 동안 교사로 활용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지도나 각종 서류업무 등 정규 교원들이 꺼리는 일을 기간제 교사에게 떠맡기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다른 교원이 출장을 가게 돼 보강해야 하는 일이 생기면, 해당 업무도 우선으로 기간제 교사에게 전가되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간제 교사는 “보강 순서가 미리 정해져 있지만, 대부분 젊은 기간제 교사들이 들어가게 된다”며 “하루에 4시간 수업이 보통이지만, 어떤 날은 보강을 3번 들어가 7시간 동안 수업을 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기간제 교사는 “동료 교사들이 비정규직이라고 차별을 하는 것도 모자라 개인 심부름까지 시킬 때도 있다”며 “계약직으로 일을 하다 보니 항상 신분이 불안하다. 그렇다 보니 교장이나 교감이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간제 교사들의 설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해마다 재계약 철이 다가오면 이들의 시름은 더 깊어진다. 기간제 교사 K씨(32·여)는 “계약 기간이 끝나 새로운 기간제 교사 자리를 구하기는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기간제 교사들이 부당하게 업무를 맡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suein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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