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독자살 추정 여성 ‘타살 가능성’ 수사

유족 “사건 정황 의문 투성이… 응급상황 외면한 남편 의심”

경찰이 최근 한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40대 여성(본보 11일 자 7면)의 타살 여부를 수사하고 나섰다.

11일 인천 계양경찰서에 따르면 A씨(43·여)는 지난 9일 오후 5시50분께 인천시 계양구 장기동 한 다세대주택에서 엎드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발견될 당시 구토 흔적이 남아 있고 타살정황이 없는 점을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

특히 지난 10일 새벽 A씨의 남편 B씨(43)가 농약병과 유서를 발견해 경찰에 제출하면서 음독자살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A씨의 유족이 지속적으로 타살을 주장하면서 경찰도 수사방향을 전환했다. 현재 유족들은 남편 B씨의 사건 당일 행적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A씨의 아버지는 “남편이란 사람이 시퍼런 구토물을 토하고 쓰러져 있는 부인(A씨)을 보고도 아무런 응급조치 없이 집만 치우고 잤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경찰과 함께 집을 조사했을 때는 유서와 농약병을 찾지 못했는데 B씨가 다음날 새벽에 찾았다는 것도 이상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새벽에 퇴근한 B씨가 응급상황을 발견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의문이 든다”며 “유족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은 특별한 의문점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부검(1차 소견)에서는 육안상 확인할 수 있는 농약 등 독극물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상처 등 특별한 외상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서 필적 대조를 의뢰했다.

김민기자 suein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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