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할인 승부수, 소상공인에 치명타

대형마트 할인戰… 무너지는 소상공인

최근 대형마트의 대규모 특가 할인전이 이어지면서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대규모로 제품을 납품받는 대형마트와는 달리 제품 발주 규모가 적어 마진을 낮춰도 단가를 맞출 수 없는데다, 주머니가 어려워진 손님들은 할인전을 대대적으로 광고하는 대형마트로 발길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는 지난 2월 말부터 일제히 대규모 할인행사에 돌입했다.

특히 여느 때보다 할인 폭과 대상품목이 대폭 늘었다. 홈플러스는 ‘대규모 연중상시저가 프로젝트’를 진행, 지난 1일부터 학용품 등 전년도 재고상품을 50~70% 할인 판매하고 있다. 오는 13일부터는 15주년 행사를 맞아 다음 달 초까지 주요 생필품 1천여 품목을 최대 62%까지 가격을 내려 판매한다.

이마트도 지난 28일부터 오는 12일까지 신선식품, 가공식품, 생활용품 등 1천여 품목을 최대 50% 할인하고, 롯데마트도 같은 기간 주요 신선식품과 생필품을 최대 50%, 분유·기저귀·물티슈·우유 등 육아용품을 30% 등의 가격에 내놨다.

이에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서민들은 대형마트들의 공격적인 할인전이 반가울 수 있지만, 전통시장과 지역 소상공인들은 당장 매출 하락을 걱정하고 있다.

수원시 팔달구 A슈퍼마켓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대대적인 할인에 맞서 단골손님인 동네 손님들의 발걸음이라도 돌리려고 남는 것 거의 없이 생필품 등 10여 품목을 최대 20% 내려 판매하고 있지만, 다들 대형마트로 향하고 있다”며 “사실상 대형마트와 물건을 들여오는 단가 자체가 달라 가격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특히 소상공인들은 대형마트의 의무휴일 시행으로 매출이 개선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할인 행사가 소비자들에게 전통시장의 판매가격이 비싸다는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충환 못골종합시장상인회장은 “의무휴업일 등으로 상생한다고 해놓고 파격 세일 등으로 손님을 끌어모으는 전략을 사용해 여전히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며 “더 큰 문제는 대형마트보다 시장이 비싸다는 부정적 인식이 생길 수 있어 소상공인과 진정 상생을 하려면 할인 수준도 적정한 규정을 정해놓고 시행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현재의 할인전쟁은 언젠가는 소비자들에게 가격 인상이 전가되는 등 폐해가 우려되는 만큼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소비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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