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두달…스마트폰 제조사 보리고개 닥치나?

이동통신사들이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45일간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이 기간 동안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판매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 3사의 순차 영업정지 기간은 오는 13일부터 5월19일까지 모두 68일로 두 달이 넘는다. 영업정지 기간에는 이통 3사 중 차례로 한 곳씩만 영업할 수 있다.

현재 매월 국내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이통 3사를 합해 약 150만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영업정지 기간에는 산술적으로 월간 스마트폰 판매량이 50만대 안팎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결국 한 달에 100만대씩 두 달 동안 200만대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허공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 수치는 고스란히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매출 급감과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정지 사태의 가장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되는 제조사는 최근 워크아웃을 맞게 된 팬택이다.

팬택은 지난해 경영난으로 창업주인 박병엽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상황에서도 구조조정과 신제품 출시 등을 거쳤다.

이를 통해 회사를 흑자 구조로 돌릴 수 있는 목표라고 강조해온 스마트폰 월 판매량 20만대를 달성한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이통사 영업정지 여파로 스마트폰 시장이 대폭 축소되면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달성했던 판매량 20만대 실적이 다시 7∼8만대 수준으로 떨어질 우려가 있다.

LG전자 도 상황이 만만치 않다. 최고급 제품이 많이 팔리는 국내 시장의 판매량 저하는 매출은 물론 영업이익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국내 시장에 전략 제품인 G프로2를 내놓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도 악재다.

다만 최근 중국에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을 내놨다는 점이 그나마 희망적인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시장 상황이 어려워도 충분히 버틸 수 있는 상황이지만 장기 영업정지는 다소 신경이 쓰일 수 있다. 갤럭시S5 출시일이 영업정지 기간과 맞물리기 때문이다.

갤럭시S5가 출시되는 다음 달 11일은 SK텔레콤과 KT의 영업정지 기간이다.이에 따라 갤럭시S5를 출시일에 판매할 수 있는 곳은 LG유플러스뿐이다.

결국 영업정지 기간 동안 기기변경을 통한 스마트폰 판매가 얼마나 이뤄지는지가 제조사들의 숨통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박성훈기자pshoon@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