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려령 장편소설 ‘우아한 거짓말(창비刊)’이 3월 13일, 동명의 영화 개봉을 맞아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고 출간됐다.
지난 2009년 출간돼 뜨거운 화제를 모은 ‘우아한 거짓말’은 평범하게만 보이던 열네 살 소녀 천지가 어느 날 자신이 짠 털실에 목을 매 자살하는 사건에서 시작한다. 천지의 죽음 이후 엄마 현숙과 언니 만지가 천지의 친구인 화연과 주변 사람들을 통해 죽음 뒤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영화 ‘우아한 거짓말’은 김려령 작가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영화 ‘완득이’를 연출한 이한 감독과 원작자 김려령 작가가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배우 김희애, 고아성, 김유정 등 화려한 출연 배우까지 많은 화제를 불러오고 있다.
소설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추적하는 과정은 등장인물들의 심리 탐구와 더불어 양파처럼 쉽게 속이 드러나지 않아 팽팽한 긴장감을 전한다. 결국은 풀릴 거라고 믿기에, 갈수록 꼬이는 털실 뭉치를 쫓는 재미가 상당하다. 여기에다 두 가지 시점에서 교차하는 이야기가 독서를 더욱 흥미롭게 한다.
추천사에서 소설가 정유정은 이 작품에 대해 “추리소설을 보는 듯한 구성과 복선, 치고 빠지는 변칙복서 같은 대사, 절제된 서술, 연검처럼 날렵하면서도 묵직한 내상을 안기는 김려령표 문장은 읽는 이의 방어벽을 야금야금, 철저하게 무너뜨린다”고 찬사를 전했다.
‘우아한 거짓말’ 속 이야기는 김려령 작가의 자전적인 경험에서 시작됐다. 주인공 천지와 비슷한 나이였을 무렵, 작가 역시 잔인한 세상을 그만 등지고 싶은 유혹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랬던 그를 구한 것은 진심을 담은 지인의 안부 인사였다. 상대방을 위하는 척하는 ‘우아한’ 말 한마디가 누군가를 죽음에 이르게도 하지만, 벼랑 끝에 선 사람을 구하는 것 역시 진심 어린 말이라는 작가의 메시지는 명확하고 강렬하다. 값 1만2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