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도 아니고… 인천지역 대학 ‘콩나물 교실’

인하대·인천대 등 수강생 100명 이상 강좌 217개
대학교육 내실화 공염불… 수업의 질 저하 불보 듯

인천지역 대학들이 일부 강좌를 수강생 100~200명 이상의 ‘콩나물 교실’로 운영하면서 수업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

대학정보공시사이트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인하대, 인천대, 인천가톨릭대, 안양대 제2캠퍼스 등 인천지역 4개 대학의 지난해 강좌 1만 1천682개 중 수강생 100명 이상인 대형강좌는 모두 217개로 나타났다.

또 217개 강좌 중 수강생이 200명 이상인 초대형강좌는 83개에 달한다.

대학별로는 인하대가 100~200명 87개·200명 이상 76개로 가장 많으며, 인천대 42개·6개, 안양대 2개·1개, 인천가톨릭대 100~200명 3개, 경인교대 0개로 나타났다.

특히 인하대는 200명 이상 강좌가 76개나 차지해 연세대 54개, 명지대 30개, 이화여대 28개, 숭실대 26개, 서울대 25개 등 서울지역 대학보다 많았다.

대형강좌는 대부분 교양 강좌나 일부 인기 강좌에 몰려 있으며, 출석이나 시험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는 ‘콩나물 교실’로 전락하고 있다.

대형강좌를 줄이려면 강사나 교수 수를 늘리거나 전체 강의 수를 늘려야 하지만, 대학들은 재정 압박을 이유로 이를 외면하고 있다.

강좌당 학생 수가 과도하게 많으면 비좁은 자리, 낮은 수업집중도, 교수·학생 간 소통 어려움 등으로 수업 분위기가 나빠진다.

일부 학생은 수업의 질이 떨어지는 대형 강의로 인해 형식적인 사제관계가 이뤄지고 있다며, ‘과제 돌려주기’ 운동 등으로 개선책을 요구하고 있다.

또 교수들도 한 수업에 많은 학생을 지도해야 하는 것은 물론 출석과 시험에서 편법을 쓰는 학생을 통제하기 어렵다며 대형강좌의 문제점을 호소하고 있다.

인하대학교 재학생 A씨(24)는 “수강생이 100명을 넘어가면 토론이나 발표는 꿈도 꾸지 못하고 진도 따라가다 한 학기가 끝난다”며 “강좌별로 적정 학생 수가 있을 텐데 학교에서 마구잡이로 배정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대학 관계자는 “일부 대형강좌는 특강 형태라 의도적으로 학생 수를 많이 모은다”며 “전체적으로 보면 몇몇 강좌의 학생 수가 많아 불만이 있는 만큼 해결 방안을 논의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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