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남구 세진빌라·재흥시장 등 노후화 ‘불안’
외벽 금가고 옹벽 누수… 시장은 사실상 폐가 방불
안전진단 ‘D’ 위험천만… 재개발로 개보수도 못해
19일 오후 1시께 인천시 남구 용현동 세진빌라.
출입구가 있는 골목으로 들어서자 빌라건물 곳곳의 콘크리트가 갈라지고 떨어져 나가 흉측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벽은 심하게 갈라져 곧 떨어져 나갈 것만 같았고, 바닥도 깨진 콘크리트 조각으로 가득하다.
빌라 곳곳에는 ‘붕괴위험’, ‘위험지대’라고 쓰인 빨간색 글씨의 안내문이 걸려 있다.
특히 세진빌라 1개 동을 받친 높이 7m의 옹벽은 더욱 심각하다. 옹벽에 급히 보수한 흔적이 눈에 띄지만, 곳곳이 갈라지고 깨져 있는데다 옹벽에서 흘러나온 녹물이 얼어붙어 ‘언제 붕괴될지 모른다’는 공포함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주민 A씨는 “옹벽에서부터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이젠 빌라 전체에 금이 가고 있다. 지금처럼 얼음이 어는 겨울이나, 비가 많이 오는 여름철이면 언제 무너질지 몰라 불안하다”면서 “주민끼리 대책을 상의했는데, 옹벽 등을 새로 보수하는데 돈이 너무 많이 든다. 주민 대부분이 저소득층이라 사실상 옹벽 보수는 포기했는데, 최근 들어 남구에서 도와준다고 해서 희망을 걸고 있다”고 전했다.
오후 4시께 주안 4동 재흥시장. 3층 건물에 들어선 대부분 상가가 문을 굳게 닫아 차가운 공기만 흘러나왔다. 건물이 낡아 곳곳이 갈라지다 보니 화재는 물론 건물 붕괴 위험마저 심각해 상가 대부분이 문을 닫아 사실상 전통시장으로서의 기능이 사라졌다. 특히 지난 2008년 재개발 구역에 포함되면서 보수작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세진빌라와 재흥시장 등 남구지역 구도심 내 노후화된 건물이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구에 따르면 세진빌라 건물 3개 동은 지난해 안전진단 결과 특정관리대상시설 D급으로 지정됐고, 옹벽도 C급 판정을 받았다. 재흥시장 건물도 당초 C급이었지만 지난 2009년 D급으로 등급이 조정됐다.
남구 관계자는 “세진빌라 주민들이 형편상 옹벽 등에 대한 보수·보강 여력이 없는 만큼 인천시에서 이 건물을 매입해 이북5도민회관이나 통일회관 등을 건립해 줬으면 한다”면서 “또 재흥시장 건물도 매입해 공영주차장 등으로 만들어 달라고 건의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송영길 시장은 “세진빌라는 지난해 직접 현장을 봤는데 심각했다. 근본적 대책 마련을 위해 국비를 확보에 나서는 등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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