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단독주택 타운 ‘물거품’… 갈대·쓰레기만 ‘무성’

[현장 속으로] 영종 구읍뱃터 일대 개발 표류

택지ㆍ상업시설 228필지 중 3필지 분양 ‘허허벌판 장기화’

LH, 수변 주택단지는 계획 중단… 현실적 대안 마련 시급

17일 오전 11시께 인천시 중구 영종 구읍뱃터.

선착장 앞 넓은 터에 붉은색 흙이 여기저기 파헤쳐져 있다. 군데군데 건물만 세우면 끌어쓸 수 있도록 해 놓은 전선 다발은 구부러진 채 흉물이 돼 있고, 상·하수도 등 공동구도 구멍이 뚫린 채 오물로 가득 차 있다. 허리 높이까지 올라온 갈대와 각종 쓰레기, 녹슨 레저용 보트 3척만이 땅 위에 놓여 있다.

이 부지는 인천 앞바다를 배경으로 고급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조성된 단독주택 부지와 상업용지다.

하지만, 구읍뱃터 주변에는 컨테이너 가건물로 만든 선착장 매표소와 횟집이 있는 건물 1채만 덩그러니 있을 뿐 나머지는 나대지로 텅 비어 있다.

인천 영종 구읍뱃터 일대 토지의 개발계획 밑그림이 그려진 지 십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허허벌판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7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영종사업단 등에 따르면 영종하늘도시 사업구역 내 구읍뱃터 일대는 지난 2003년 경제자유구역(영종지구)으로 지정되면서 단독주택(11만 5천여㎡·163필지) 및 상업시설(65필지) 등으로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현재까지 고작 상업용지만 3필지(5%) 분양됐을 뿐이다.

바닷물이 내부로 가로지르는 수변 단독 주택단지 계획도 중단된 지 오래다. LH가 내부 검토 끝에 분양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아예 단독주택 부지는 분양조차 하지 않았다.

경제청이 지난해 말 이 일대 개발계획을 변경, 일부 단독주택 부지를 줄이고 스트리트몰 조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분양 및 점포 임대 등 활성화를 기대하기엔 역부족이다.

특히 경제청은 지난 2003년부터 무려 14차례나 개발계획 등을 변경했지만, 하늘도시 내부 아파트단지는 물론 구읍뱃터 일대까지 여전히 텅 빈 공간으로 남아 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근본적으론 난항을 겪는 제3 연륙교 등 교통접근성 문제 해결이 시급하고, 공항과 선착장을 활용한 상업단지 조성 등의 대안 마련이 추진돼야 어느 정도 활성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sdm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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