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제멋대로… 언제나 속는 기분” [민원의 현장] 불신 키우는 무선주파수인식 음식물쓰레기 수거
연수·서·남·부평구 주민들 “기계 이상” 잇단 불만
지자체, 설비업체에 측량검사 맡겨 의구심만 키워
“음식물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항상 뭔가 속는 느낌이에요.”
인천시 남구에 사는 A씨는 최근 새로 바뀐 음식물쓰레기 수거 기계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음식물을 버릴 때마다 기계에서 재는 무게가 많이 나가는 느낌을 받은 A씨는 집에 있는 전자저울로 먼저 쓰레기 무게를 재 본 뒤, 기계에 버리는 등 시험해 봤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수거 기계에서 나온 음식물 쓰레기 무게가 집에서 쟀을 때보다 더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A씨는 “기계고장인지 측량방법 차인지 왜 계속 무게가 다른지 이해가 안 된다”면서 “뭔가 돈을 부당하게 많이 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16일 인천시에 따르면 연수·서·남·부평구가 56억 9천여만 원의 예산을 들여 무선주파수인식(RFID) 방식 음식물쓰레기 수거 기계 3천180여대(21만 4천881세대)를 설치·운영 중이다.
RFID 방식은 주민이 기계에 음식물 쓰레기를 넣으면 자동으로 무게가 측정돼 버린 양 만큼 처리비용이 부과되는 종량제 시스템으로, 올해 동·계양구와 강화군 등까지 확대 운영될 예정이다.
그러나 기계의 음식물 쓰레기 무게 측정에 대한 신뢰도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2일 이 같은 민원으로 남구의 한 아파트로 설비 업체가 현장 검증을 나갔으며, 인천지역 최초로 RFID 방식을 도입했던 서구도 몇 차례 같은 민원이 발생해 기계 점검 등을 하는 등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주민들은 기계가 외부에 설치됐기 때문에 잦은 온도 변화와 음식물 쓰레기 수분 등으로 말미암은 기계적인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계속되는 민원에도 일선 지자체의 수거 기계에 대한 관리·점검은 허술하다. 무게 측정에 대한 민원이 들어와도 지자체 또는 제3의 측량 검증기관 입회 없이, 설비 업체만 현장에 나가서 검사해본 뒤 이를 지자체에 통보하면 끝이기 때문이다.
한 구 관계자는 “아무래도 새 수거방식이다 보니 주민들의 염려가 큰 듯하다”면서 “현장 점검 때마다 특별한 기계 이상은 없었다. 또 점검할 때 아파트 경비원 등도 함께 봤으니 신뢰도 문제 없다”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sdm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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