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식 속인 고물버스 타고 ‘목숨건 수학여행’

운수업체 차량등록증 위조 지난 3년간 304개교와 계약 장삿속에 아이들 안전위협

인천지역 일부 전세버스업체가 학생들의 안전은 뒷전으로 미룬 채 연식이 오래된 버스를 학교 수학여행에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13일부터 28일까지 인천지역 학교 315곳을 대상으로 차량 연식 위조 및 계약 위반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한 결과, 304개 학교가 지난 3년 동안 버스 연식 및 차량등록증을 위조한 버스 4천여 대를 임차계약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자체 점검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된 학교 200곳을 감안하면, 지역 내 학교 5곳 중 3곳(유치원 포함)의 학생 25만 명은 그동안 연식을 속인 불량 버스를 타고 수학여행이나 수련활동을 다녀온 셈이다.

교육부는 학생의 안전을 위해 학교 전세버스 연식을 5년 이내로 제한하고 있으며, 일선 학교도 입찰계약 때 전세버스 연식을 3~5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세버스업체는 학생들의 안전은 고려하지 않은 채 입찰을 따낼 목적으로 버스의 연식과 차량등록증을 위조하고 있다.

인천시 동구의 A 업체는 지난 2011년 6월 남구 B 초교의 현장체험학습 및 수련활동에 버스 49대를 제공하면서 2002년 연식인 버스를 2007년 연식으로 위조한 차량등록증을 제출했다.

연수구의 C 업체는 지난 2011년 5월 D 중학교에 수련활동 버스 7대를 제공하면서 2005년 연식인 버스를 2006년으로 위조했다.

시교육청은 이달 말까지 감사 자료를 분석·집계한 후 특정감사에서 적발된 위반 업체를 관련 법에 따라 고발 조치하고, 담당 공무원은 경중에 따라 신분상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노현경 시의원은 “시교육청은 연식을 속여 버스를 제공한 업체에 대해 행정적 조치는 물론 사법당국에 고발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suein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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