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창업 여건이 여전히 절차가 복잡하고 비용 부담은 큰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한국의 창업여건 국제비교 및 시사점’에 따르면 세계은행의 기업환경평가 결과 우리나라의 창업여건은 전체 189개국 중 34위였다. 창업 1위 국가는 뉴질랜드였으며 캐나다, 싱가포르, 호주, 홍콩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가 지속적으로 창업환경 제도를 개선하고 우리나라의 기업환경 종합순위가 3년 연속 상위 10위권을 유지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로, 창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제도 개선과 보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우리나라의 창업 절차는 까다롭고 소요되는 기간이 창업 선도국보다 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창업 절차는 법인인감 제작, 잔액증명 신청, 법인등록면허세 신고·납부, 법인설립등기 신청, 사업자등록신청 및 4대 보험 신고 등 총 5단계로 구성돼 있다.
뉴질랜드·캐나다(1단계), 호주(2단계), 싱가포르(3단계) 등에 비해 훨씬 복잡하다. 이 때문에 창업에 걸리는 시간도 한국(5.5일)이 뉴질랜드(0.5일), 미국(1.5일)보다 길었다.
국세청, 등기소, 지방세무서 등 여러 기관이 법인설립절차에 관련돼 있다 보니 절차가 복잡하고, 연동 시스템 구동에 따른 소요시간이 길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창업에 소요되는 총 행정비용은 약 350만 원으로 미국(80만 원)의 4배, 뉴질랜드(12만 원)의 30배에 달했다. 중국은 창업절차가 13단계에 이를 만큼 복잡하고 많은 시간(33일)이 걸렸으나, 비용은 약 12만 원밖에 들지 않아 우리나라의 30분의 1 수준이었다.
장현숙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창업을 통해 사업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사업개시까지의 시간이 짧고, 비용이 적을수록 유리하다”며 “뉴질랜드처럼 절차를 단순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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