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보다 상실감… 갈수록 커져”
교권이 흔들리면서 교단이 무너지고 있다.
올해 인천지역은 사상 최대로 많은 명예퇴직 신청자가 몰며 명퇴 대란 조짐까지 일고 있다.
5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명예퇴직을 신청한 교사는 1차(2월)와 2차(8월)를 통틀어 234명으로, 지난 2012년 187명에 비해 25.1%(47명)가 늘었다.
그러나 올해는 1차에만 240명의 교사가 명예퇴직을 신청해 지난해 1, 2차 총 명퇴 신청자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시교육청은 올해 총 명예퇴직 수당 예산(119억 9천만 원) 중 2차분 20%만 남겨놓고, 80%를 지급했지만 116명만 소화하고 나머지 124명은 명예퇴직을 거부했다.
이처럼 매년 명예퇴직 신청자가 느는 이유는 무엇보다 교사들이 학생지도에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지역에서 발생한 교권침해는 지난 2010년 89건, 2011년 103건, 2012년 109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욕설과 폭언으로 인한 교권침해는 같은 기간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점차 교권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한 중학교 교사는 “회식자리에서 많은 동료교사가 학생들을 가르치기 힘들다면서 그만두고 싶다는 말을 수없이 반복한다”며 “일부 바르지 못한 학생들이 교사에게 욕을 하거나 무시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마음에 상처를 크게 받는 교사도 많다”고 말했다.
또 최근 경기도와 서울시에서 명예퇴직 수당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으로 알려져 인천에서도 자칫 늦게 신청하면 예산 부족으로 명예퇴직을 거부당하는 일이 생길 것을 우려해 일찌감치 신청한 교사들도 있다.
명예퇴직을 신청했다는 한 교사는 “지난해 경기도에서 명예퇴직 수당을 대폭 삭감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인천도 언제 그렇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명예퇴직 신청을 서둘렀다”고 말했다.
이밖에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 입법 예고에 들어가면서 앞으로 연금 수령액이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소문도 명예퇴직을 부추겼다. 공무원연금은 이미 기금이 바닥을 드러낸 상황에서 해마다 1조 원 이상의 혈세가 투입되고 있어 ‘더 내고 덜 받는 식’으로 개혁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매년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교사들이 는 것은 사실이지만, 명확한 사유를 알 방도는 없다”며 “학생 지도의 어려움과 업무 과중 등 여러 이유가 있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suein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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