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체험교육·독서릴레이 등
세계 책의 수도에 걸맞은 인천이 되려면 시민이 자연스럽게 책을 접할 수 있는 환경과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개교 7년차인 인천 경원초등학교는 학교 도서관의 장서보유량이 학생 1인당 8.6권에 불과하다. 전국 평균 30.2권은 물론 인천 평균 25.7권에도 크게 못 미친다.
하지만, 경원초의 하루 평균 도서관 이용 학생 수는 120명이 넘는다. 중구 S 초교는 학생 1인당 장서보유량이 33.9권으로 경원초보다 4배 정도 책이 많지만, 하루 평균 이용 학생 수는 40명 정도에 그친다. 경원초가 책은 적지만 책 읽는 학생이 무려 3배 이상 많다.
경원초는 도서관을 단순한 독서 공간이 아닌 체험 교육 장소로 만들어 학생의 흥미를 끄는 데 성공했다. 도서관을 활용해 나만의 책가방 만들기 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하는가 하면, 사서교사를 상시 배치해 방과 후나 방학에도 학생들이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자연스럽게 독서습관을 길러주고 있다.
이주형 경원초 교장은 “어렸을 때부터 독서 습관을 길러야 성인이 돼서도 책을 많이 읽는다”며 “인천이 진정한 책의 수도가 되려면 무엇보다 책을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우선이다”고 말했다.
계양도서관도 시민과 학생이 즐겨 찾는 도서관이다. 책 1권을 읽고 이웃에게 전달하는 독서릴레이 등 재밌게 책을 읽고 이웃과 나누는 특화프로그램을 개발·운영 중이며, 도서관 공간을 지렁이 사육장 등 생태학습장으로 꾸며 학생들의 호기심을 채워주는 사업도 벌이고 있다. 계양도서관은 지난해 전국 도서관 운영평가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이처럼 인천이 세계 책의 수도라는 명성에 부끄럽지 않고 당당해지려면 부족한 독서 인프라를 늘리고 시민이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급선무다.
당장 거액의 예산을 들여 도서관을 늘리고 책장을 채우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더라도 공공도서관 확충과 작은 도서관 활성화를 병행한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또 일정 규모 이상 기업체는 직장 내 도서실을 만들도록 장려하고, 도서 벼룩시장 등 시민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행사도 마련해야 한다.
정옥경 인천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인천의 열악한 도서 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사서 등 인력자원을 충원하고, 이를 토대로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내년 세계 책의 수도와 관련해 책 관련 사업 운영비를 지난해 56억 원에서 올해 88억 원으로 대폭 늘렸고, 북 콘서트 등 시민이 책을 접할 기회도 많이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미경·김민기자 suein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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