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산 ‘BRICS 펀드’… 야금야금 원금 손실 한숨만

신흥국 금융위기 우려에 투자자들 울상

화성시 동탄에 사는 직장인 이모씨(38)는 최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브라질 등 신흥국 경제 전망이 밝다는 말을 믿고 지난 2011년 2월부터 매달 30만원씩을 BRICS 펀드에 넣고 있지만, 수익률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이씨가 투자한 BRICS 펀드의 수익률은 -17.43%. 총 투자금액이 1천300여만원에 달하는 것을 고려할 때 300만원의 원금 손실을 본 셈이다. 특히 최근 들려오고 있는 신흥국의 금융 불안 소식은 이씨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지난 2011년 6월부터 신흥국과 BRICS 펀드에 각각 10만원씩을 투자하고 있는 정모씨(31)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3%도 채 안되는 정기 예금 이자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생각에 빠듯한 월급을 쪼개 펀드에 투자했지만 각각 8.9%, 3.5%의 손실만을 보게 됐다. 매달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문자를 받고 있는 정씨는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펀드를 갈아타야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이처럼 BRICS를 비롯한 신흥국 펀드에 투자한 대다수 투자자들이 울상짓고 있다. 거듭된 수익률 악화로 이자 수익은 커녕 원금 손실까지 보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신흥경제국의 금융 위기 우려마저 불거지면서 신흥국 펀드의 수익률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펀드 전문 사이트 펀드닥터에 따르면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 증권투자신탁(-20.29%), 라이나생명 BRICS 주식간접형(-18.96%), 슈로더 브릭스 펀드(-11.36%) 등 대다수 신흥국 펀드들이 -10% 이하의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또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 조사 결과, 신흥국의 자본시장 요동, 아르헨티나의 통화 가치 급락, 중국 신용 경색 등의 영향으로 올들어서만 신흥국 펀드에서 무려 5조4천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 펀드업계 관계자는 “펀드 수익률이 기간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만큼 단정짓긴 어렵지만 최근 신흥국 펀드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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