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 전후 60년 GDP 870배 성장... 성공방정식 10선 선정
경기개발연구원이 한국전쟁 후 우리나라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수출 주도형 발전전략, 대중교육과 인적자본, 민주주의 달성, 아파트와 대규모 주택공급, 한미동맹 등을 꼽아 눈길을 끌고 있다.
홍순영 경기개발연구원 원장은 3일 발간한 ‘대한민국의 성공방정식과 향후 과제’ 보고서를 통해 전후 60년만에 GDP 기준 약 870배의 기적을 이룬 대한민국 성공방정식 10선으로 △수출 주도형 발전 전략 △재산권 보호와 경제적 인센티브 활용 △정부의 재정건전성 유지 △대중교육과 인적자본 △공정한 시험제도 △애국심과 정책순응 △민주주의 달성 △산림녹화와 그린코리아 △아파트와 대규모 주택공급 △한미동맹 등을 선정했다.
먼저 정부의 강력한 수출지원제도와 중화학공업화 정책은 대한민국을 세계 7위의 수출대국으로 이끌었다고 밝혔다. 또 건국 초기 성공적인 귀속재산 불하와 토지개혁으로 구축된 민간 경제 기반과 성과와 보상이 일치되는 인센티브제도는 오늘날 삼성, 현대자동차 등 경쟁력 있는 글로벌 대기업을 탄생시켰다. 그 과정 속에 지난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등 국가적인 위기도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유지되어온 정부의 재정건전성은 빠른 위기 탈출의 원동력이 됐다고 소개했다.
광복 이후 지속된 대중교육 확대는 산업화에 필요한 인력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토대가 됐다고 주장했다. 능력주의에 기반을 둔 공정한 시험제도는 지속적인 ‘교육열’을 유지해 줬으며 계층이동을 가능케 해 ‘경제 하려는 의지’를 강화시켜 역동적인 사회를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정부정책에 적극 협조하는 애국심은 지난 1993년 도입된 ‘금융실명제’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켰고 IMF 경제위기 시 ‘금 모으기 운동’으로도 나타났다. 4ㆍ19 혁명, 6월 항쟁 등은 애국심의 또 다른 표출로 이를 통해 이어진 민주화는 체제의 안정성을 크게 높이고 선진국의 기반을 구축하는데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난 1960∼70년대의 대규모 조림정책은 국제식량농업기구(FAO)에서 ‘한국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단기 녹화 성공국’으로 인정할 정도로 붉은 산을 푸른 산으로 바꿨으며 주거 환경의 혁신은 아파트를 통해 이뤄졌다. 아파트는 높은 인구밀도로 인한 절대적 주택 부족을 해결한 최적의 대안으로 평가받으며 주택 보급률 100% 달성과 중산층 주거 안정화에 기여했다.
한미동맹은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유지하는 한편 안전보장으로 한국이 국가의 역량과 자원을 경제 발전에 집중 투입할 수 있는 여유를 마련해 줬다고 밝혔다.
홍 원장은 “최근 대한민국은 2%대의 저성장, 높은 청년 실업률 등으로 절망감과 패배의식에 젖어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 조명한 대한민국 성공방정식은 국민에게 자긍심과 자신감을 심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홍 원장은 “최근 대한민국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새로운 성공을 만들기 위해서는 과거 애국심에 매달린 성공방정식으로 한계가 있다”며 “미래의 성공방정식에는 국가와 국민의 상호 신뢰 속에 리더십과 팔로우십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ju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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