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갯벌 습지보호지역 ‘죽음의 땅’으로?

연수구 ‘모니터링’ 결과

인천 송도갯벌 습지보호지역이 생물·식물·조류 등 서식 환경이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연수구가 (주)한국연안환경생태연구소에 의뢰해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송도 6·8공구와 11공구 등 송도갯벌 습지보호지역 7.14㎢에 대해 모니터링한 결과, 이 같이 조사됐다.

송도갯벌에서 저서생물이 살기 위한 갯벌 건강성은 총 7등급 중 5등급으로 ‘나쁨’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94년 과거자료와 비교했을 때 건강성은 4등급에서 5등급으로 1단계 하락했을 뿐이지만, 출연 종의 수나 서식밀도 등은 많이 하락하는 등 생태학적 변동이 컸다.

이는 주변의 매립공사와 인공수로공사 등으로 인한 생태계 기능 저하 및 부영양화 경향 때문으로 분석됐다.

염생식물은 송도갯벌 주위에 호안이 축조돼 육상생태계와 해양생태계가 단절, 해안식생이 발달할 수 있는 지역이 극히 제한되면서 출연종 수가 해홍나물이나 칠면초 등 9종에 불과했다. 주변 시흥갯벌은 12종, 시화는 24종, 서해(강화~진도) 전역은 58종에 달한다.

특히 11공구 인근 습지보호지역은 매립·준설 등으로 표충 퇴적물에서 모래 함량이 줄어들고 펄 함량이 늘어나는 ‘세립화’ 현상이 계속 이어져 염생식물의 서식면적이나 서식비율 등이 줄어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조류의 경우 민물도요새와 마도요류,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등이 남동유수지와 6·8공구 지역, 11공구 지역에 넓게 퍼져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동유수지엔 31종 3천332개체가, 6·8공구 지역엔 37종 4천123개체, 11공구 지역엔 54종 2만 3천697개체가 살고 있었다. 이들은 지난 2012년까지 개체 수가 급감하다가, 6·8공구 매립지 공사가 멈춘 뒤 개체 수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소 측은 이날 최종보고회를 통해 갯벌의 건강성을 유지하고 생태학적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갯벌 인근에서 이뤄지는 매립 및 준설공사 시 오탁방지막 설치를 강화하는 등 부유 토사의 효율적 관리 방안 마련, 남동유수지 보호지역 지정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구 관계자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송도갯벌을 보호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최종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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