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고객 피해
사상 최악의 신용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카드 정보 유출 대란’이 빚어지면서 KB국민, 농협 등 해당은행들이 거점 점포를 마련하고 연장근무에 돌입하는 등 고객 불편 최소화에 나서고 있지만, 고객들의 불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도내 영업점마다 신용카드를 해지하거나 재발급 받기 위한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정보 유출 피해자는 물론 일반 고객들까지 1시간 이상 기다려야하는 등의 불편이 야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오후 2시께 KB국민은행 수원시 정자동 지점. KB국민은행이 지정한 도내 35개 거점 점포 가운데 1곳인 이곳은 카드 재발급 및 해지를 위해 몰려든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정보 유출과 관련해 영업점을 찾은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평소 일반 고객에게 개방하지 않는 2층 기업 창구에서 일반 은행업무를 담당토록 하는 한편 1층 7개 창구 전체를 카드 민원 전용 창구로 운영하고 있었지만, 밀려드는 고객을 감당하기에는 버거워 보이는 모습이었다.
특히 대기자를 위해 마련된 좌석이 만원되면서 상당수 고객들이 번호표를 손에 든 채 서서 순서를 기다리는 광경이 연출됐고, 100명도 넘는 대기 인원을 확인한 뒤 투덜거리며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KB국민은행 안양 호계지점과 NH농협은행 수원 대평지점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들 영업점에서는 입구와 번호표 기계 인근에 직원을 전면 배치해 카드 재발급 서류 등을 미리 작성토록 하는 등 빠른 업무 처리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지만, 혼잡은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었다. 때문에 정보 유출 피해자들은 물론 일반 은행업무를 위해 영업점을 찾은 고객들까지 1시간 이상 대기해야하는 현상이 심심치 않게 빚어지면서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카드 재발급을 위해 KB국민은행 정자동 지점을 찾은 김모씨(39)는 “오전 내내 콜센터에 전화를 시도하다가 안돼 일부러 시간을 내 영업점을 찾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짜증이 난다”고 불평했다.
또 안양 호계지점을 찾은 고모씨(57)도 “손주들에게 줄 세배돈을 새 지폐로 바꾸기 위해 영업점에 들렀는데 대기자가 너무 많아 그냥 돌아가야할 것 같다”며 “일반 은행업무를 안 볼수도 없고, 언제까지 불편을 감수해야 할 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현상을 반영하듯 이날까지 KB국민ㆍNH농협카드ㆍ롯데 등 카드3사 고객들의 카드 재발급 및 해지 신청 건수는 473만5천건으로 500만건에 근접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해당카드사 관계자들은 “초기에 비해서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혼잡한 것은 사실”이라며 “고객 불편 최소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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