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로 수출기업 피해 가시화… 경기지역 더욱 우려돼

엔저 현상이 1년 넘게 지속되면서 대일 수출기업의 피해가 심화되고 있지만 환리스크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경기지역은 엔저로 인한 대일 수출액 감소폭이 우리나라 대일 수출액 감소폭 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나 엔저가 지속될수록 피해가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다.

26일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대일 수출기업 301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엔저에 피해가 있다고 응답한 곳이 94.6%에 달했다.

이들은 엔저로 환차손(48.8%), 수출물량 감소(23.9%), 수출상담·계약 차질(21.9%) 등의 피해가 있다고 답했다. 반면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답한 기업은 1%에 불과했다.

그러나 기업들의 엔저에 대한 대책은 부족했다. 엔저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결제통화의 변경이나 환변동보험 등 환리스크 관리수단을 이용한다는 기업은 각각 23.3%, 17.6%에 그쳤다.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는 기업과 일시적으로 수출을 포기한다는 기업도 각각 14.6%, 8.3%에 달해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저의 부정적 영향은 대일 수출 감소로 즉각 나타났다. 이날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일 수출액은 346억 9천4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0.6%나 줄었다. 대일 수출 감소율이 두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경기도는 엔저 현상으로 인한 대일 수출 감소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경기지역의 지난해 대일 수출액은 47억 4천133만 4천 달러로 전년(54억 756만 8천 달러) 대비 12.3%나 줄어 우리나라 대일 수출 감소액(10.6%)보다 1.7%p 높았다. 지난해 경기도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전년 대비 16%의 수출 증가율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춘식 무협 무역진흥본부장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기업의 60% 이상은 엔저 현상이 올해 말 또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며 “대일 수출기업의 어려움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의 추가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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