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원인 오리무중… 송도국제도시 주민들 ‘고통의 나날’

지난 1년간 밤만되면 화학약품 냄새 진동 ‘두통약 의지’
아파트 입주민 민원에 연수구 조사했지만 허탕 원성 증폭

“국제도시라는 송도에 살면서 악취 때문에 머리만 지끈거립니다.”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A 아파트에 사는 홍모씨(45·여)는 지난 1년여 간 아파트 인근에서 나는 심한 악취 때문에 두통약을 복용하고 있다.

홍씨는 “이사를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지자체로 민원을 넣는 등 노력했지만, 허사였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송도국제도시 A 아파트 인근 주민들이 출처를 알 수 없는 악취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

19일 연수구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께 주민 민원에 이어 최근 송도 A 아파트단지 (272가구) 관리사무소 측에서 ‘밤에 출처를 알 수 없는 곳에서 풍기는 화학약품 냄새 비슷한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는 입주민의 민원이 접수됐다.

이에 따라 구는 지난 수개월 동안 원인 파악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해 주민 고통만 계속되고 있다.

아파트 주민들은 구청 측이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지 못한데다 입주민들이 제보한 내용에 대해 야간 확인을 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앞서 입주민들은 아파트 길 건너 B 주상복합 아파트 신축현장 안에서부터 자신들의 아파트 하수관거로 지상 파이프가 연결돼 무언가를 흘려보내 늦은 밤이면 이곳 옆을 지날 때 악취를 심하게 느낄 수 있다며 제보했다.

하지만, 구는 악취가 발생한다는 밤이 아닌 낮에 현장 조사를 진행, ‘악취 여부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주민들은 “사나흘에 한 번꼴로 역겨운 화학물질 냄새가 진동한다”며 “저녁과 새벽 시간 절정에 이르다 아침이면 사라지는 악취는 분명히 길 건너 공사현장에서 나는 게 틀림없는데 행정 당국이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파이프는 공사현장 지반에서 나오는 지하수를 외부로 배출하고자 임시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낮에 조사했지만, 악취가 발생할 만한 특이점은 없었다”면서 “조만간 악취가 심하다는 새벽 시간에 다시 한번 현장을 확인하는 등 원인을 계속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sdm84@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