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찾는 등산객들 “SOS”… 산악구조대 없어 ‘지각 출동’
지난해 산악사고 166건 불구 ‘119구조대’는 단 한 곳
방문객 많은 마니산과 30㎞ 떨어져 도착에만 수십분
인천 강화도에서 연 100건 이상의 산악사고가 발생하고 있지만 119구조대는 단 한 곳에 불과해 산악구조대 설립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9일 강화소방서에 따르면 지난해 강화도에서 발생한 산악사고는 모두 166건(처리건수 기준)으로 92명의 등산객이 구조의 손길을 받았다.
이는 2~3일마다 1건의 산악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강화도에는 마니산(469m), 고려산(436m) 등 해발 200m 이상의 산이 10여 개나 분포한 데다 진달래 축제, 고인돌 축제 등 각종 행사가 열려 매년 많은 등산객이 찾아오고 있으며, 최근 일몰이나 해돋이를 보려는 등산객들이 몰리면서 각종 산악사고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오전 10시50분께 50대 여성이 마니산 등산 중 오른쪽 발목을 다치는 바람에 구조·구급대원의 도움으로 인근 병원에 호송됐다.
앞서 1일에도 50대 남성이 마니산 8부 능선에서 발목 골절을 당해 119구조대가 급하게 현장에 출동했다.
이처럼 강화도에서 산악사고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정작 사고로부터 인명을 구조해야 할 119구조대는 단 한 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마니산은 119구조대와 무려 30㎞ 이상 떨어져 있어 출동에만 30~40분이 소요되고, 산을 오르는 시간까지 합쳐지면 도착까지 한 시간 이상 시간이 걸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강화소방서 한 구조대원은 “현재 강화도는 암벽 추락사고와 같은 긴급출동을 요하는 산악사고 상황에서 빠른 대처를 하기 어렵다”며 “119구조대원들은 화도면 마니산 인근에 전문적인 산악구조대가 하루빨리 설치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마니산 산악구조대 설립에 대한 건의가 있어 이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강화도를 찾은 등산객들의 안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suein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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