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부유층 등 48명 입건 영어교육ㆍ집안 일 맡겨
지난 2000년 방문 비자로 한국에 입국해 불법체류 중이던 A씨(34·여).
A씨는 2012년 서울 강남에서 인력소개소를 운영하는 B씨(44·여)로부터 좋은 조건의 직업을 소개받았다.
영어 조기 교육 열풍을 타고 서울 강남에서 유행처럼 번진 보모역할과 함께 자녀의 영어교육을 동시에 맡아줄 가사도우미였다. A씨는 B씨에게 소개료 10만 원을 건네고 서초구에 있는 한 유명 영어 강사의 집에 가사도우미로 들어갔다. 월급은 150만 원.
A씨는 이 집에서 가사도우미 일을 하면서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에겐 영어를 가르쳤다. 불법체류 상태인 A씨는 아예 집 밖에도 나가지 않고, 이 집에서 1년 동안 가족처럼 생활했다.
이처럼 서울 강남의 부유층들이 아이들의 영어교육과 보육을 위해 불법체류 중인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고용해오다 무더기로 적발됐다. 인천공항출입국관리소는 불법체류 중인 필리핀인을 모집해 서울 강남 일대 부유층 가정에 가사도우미로 알선·공급한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로 인력소개업체 대표 B씨(44·여)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출입국관리소는 또 불법체류 상태인 필리핀 가사도우미 A씨 등 26명과 이들을 불법 고용한 강남 부유층 C씨(41) 등 22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출입국관리소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9년부터 불법체류나 취업비자가 없는 필리핀 여성을 모집해 총 26차례에 걸쳐 서울 강남의 부유층에 가사도우미로 소개해주고 수수료 2천여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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