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길병원 최창휴 교수, 무료수술로 ‘작은 기적’ 선사
“아픈 아이가 다시 웃음을 찾는 모습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가천대길병원은 지난 1992년부터 16개국 322명의 어린이에게 해외 어린이 심장병 수술을 진행 중이지만,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선 것은 지난 2005년 최창휴 흉부외과 교수(44)가 합류한 이후다.
최 교수는 해외 어린이 심장병 수술의 대부분을 집도하며, 저개발국 아이들에게 ‘작은 기적’을 선사하고 있다.
베트남, 캄보디아, 몽골 등 저개발국은 심장이 워낙 복잡한 기관인 탓에 선천성 심장병을 발견조차 못 하는 경우가 태반으로 수술받지 못하고 그대로 살거나 일부는 이로 인해 죽음을 맞이하기도 한다.
최 교수를 주축으로 한 길병원 의료팀은 저개발국에서 선천성 심장병을 가진 아이 중 수술에 적합한 아이들을 4~10명 내외로 선정한다.
이들은 보호자와 함께 한국에 입국해 길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고 각자 질환에 맞게 수술, 약 3주간의 회복기간을 가진 후 본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항공료, 수술비, 체재비 등 2천만 원이 넘는 비용이 들지만, 초청기관, 후원기관, 길병원이 이를 함께 부담해 실제 아이들이 부담할 비용은 없다.
지난 2010년과 2011년 두 차례 수술을 받은 페이스양(12·여·필리핀)은 다른 심장병 아이들과 달리 심실중격결손증, 폐동맥폐쇄 등 두 개 이상의 질환을 겪고 있었다.
이런 경우 초청 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하지만, 최 교수와 페이스의 부모들은 아이를 완치시키겠다는 굳은 의지로 두 차례나 길병원에 초청해 수술을 진행했다.
2011년 입국 당시만 해도 손·발 끝과 입술이 푸른 색이 완연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페이스는 재수술 끝에 결국 건강을 되찾았고, 최 교수는 지난해 여름 따로 시간을 내 페이스의 집을 찾아 정을 나누기도 했다.
최 교수는 올해도 해외 의료인력들에 의술을 전파하거나 직접 해외로 출장을 가 현지에서 수술을 진행하는 등 해외 어린이 심장병 수술의 활동반경을 더욱 넓혀 나갈 계획이다.
최 교수는 “다른 수술과 달리 인위적으로 심장을 세우고 다시 뛰게 하는 심장병 수술은 생명과 직결돼 특별한 의미”며 “죽을 것만 같던 아이들이 수술을 받고 커 나가는 모습을 앞으로도 계속 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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