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나오는 대형병원, 토 나오는 중소병원

동네병원들 “상생 망각 환자 싹쓸이” 분통
인천지역 대형병원 경영난 이유 줄줄이 ‘토요 진료’

인천지역 대형병원이 경영난을 이유로 줄줄이 토요 진료를 시행하자 중소병원들이 ‘1차 의료기관 죽이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5일 일선 의료계에 따르면 2012년 인하대병원을 시작으로 지난해 가천대길병원, 인천성모병원 등 대부분 종합병원이 토요일 오전에도 정상적으로 진료·검사·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주 5일제 실시 이후 이들 종합병원은 일부 응급 및 필수인력 등을 제외하고 토요 진료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환자 수 감소, 경영 여건 악화 등 수익 창출 한계에 부딪히면서 종합병원이 수익 확보를 위해 토요 진료를 꺼내 들었다.

종합병원의 토요 진료는 종합병원을 선호하는 환자는 물론, 직장인이나 학생까지 외래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하지만, 중소병원들은 종합병원의 토요 진료로 인해 평일 환자들까지 감소하는 2차 피해를 보고 있다며, 종합병원의 토요 진료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동안 대형병원 대신 중소병원들이 평일 야간 진료나 토요일·공휴일 외래진료를 진행했지만, 대형병원이 토요 진료를 확대한 이후 환자가 급격히 줄어들어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교육·연구를 중심으로 수행해야 할 대학병원이 수익 확보를 위해 토요 진료에 앞장서면서 대학병원 쏠림 현상만 가속화해 의료계가 공멸할 수도 있다는 주장까지 일고 있다.

부평구의 한 중소병원 관계자는 “대형병원들이 토요 진료에 나서면서 평일은 물론 토요일 환자들도 절반 이상 줄었다”며 “중소병원과 상생하자는 구호를 내걸 때가 엊그제인 것 같은데 당장 먹고살 것이 없으니 서로 경쟁하자는 소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지역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병원 입장에서는 적자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토요 진료를 해서라도 수익을 올릴 수밖에 없다”며 “중소병원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지만 당장 어찌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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