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놓치는 인천, 팬들도 함께 놓친다

“열악한 구단재정이 김남일 내몰았다”
인천 유나이티드 홈피 비난글 폭주… 부실한 선수관리 결국 줄줄이 떠나

시민구단 인천유나이티드의 선수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교원(23)에 이어 지난 시즌 주장으로 활약한 김남일(35)의 전북 현대 이적이 알려지며 구단 홈페이지는 팬들의 비난 글로 도배를 했다.

인천구단은 김남일과의 재계약을 포기했다고 5일 밝혔다.

구단 측은 김남일과 재계약을 위해 막판까지 협상을 벌였지만 새로운 환경에 도전하고 싶다는 선수 의견을 받아들여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팬들은 열악한 구단 재정상태가 김남일이 인천을 떠나는 근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김봉길 감독과의 불화설까지 겹치며 구단 프런트의 선수관리 능력 부재에 대한 팬들의 원성이 쏟아졌다. 인천구단은 2013시즌 그룹 A 진출에 성공하며 시민 구단의 자존심을 세웠지만, 호성적 속에 맹활약을 펼친 선수들의 몸값이 뛰어 재계약 협상에 난항을 겪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였다.

결국, 부족한 예산이 김남일을 비롯한 핵심 선수들이 줄줄이 인천을 떠나게 된 이유가 됐다.

구단 측은 지난 시즌 약 5억 원의 연봉을 받은 김남일에 대해 올 시즌 반 토막 난 2억 5천만 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남일과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연봉 삭감을 진행해 김 선수와 김봉길 감독과의 갈등의 빌미를 제공하는 등 무분별하게 선수를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시즌 오른쪽 공격수로 뛴 한교원과 외국인 용병 디오고와 찌아고도 사정은 비슷하다. 인천구단은 지난 2011년 입단해 인천의 돌풍을 이끈 한교원과 지난해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친 디오고와 찌아고 등 주전급 선수들의 몸값이 치솟자 타 구단 이적을 추진했다.

인천 팬 박모씨는 “구단에 대한 애정이 떨어진다. 전력 악화로 인해 시즌 하위 리그 강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금모씨는 “인천구단 프런트 정신 차려야 한다”고 힐책했다.

이에 대해 인천구단 관계자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사용해 전력을 보강하겠다”며 “조직력을 끌어올리는데 중점을 두고 동계 훈련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인성기자 isb@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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