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취직 시켜주세요… 아들 대학합격 시켜주세요… ‘희망 만발’
해넘이 불꽃축제 인천 정서진 ‘소망 발길’ 장사진
다사다난했던 한해 보내고 행복한 갑오년 마중길
‘제 남친, 꼭 취직시켜 주세요!’, ‘꼭 예쁜 여자친구 생기게 해주세요!’, ‘우리 아들의 대학 합격을 기원합니다!’
새해를 하루 앞둔 31일 오후 해넘이 불꽃축제가 열린 인천시 서구 정서진에는 ‘희망의 꽃’이 만개했다.
경인아라뱃길을 따라 길게 늘어선 시민들의 눈에는 진심 어린 소망을 담은 메시지로 가득했다. 가족과 친구, 연인과 함께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다가올 새해를 기다리며 소원을 빌었다.
대다수 시민은 우선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소망이 엄마’라고 밝힌 한 주부는 어린 딸과 아들에게 ‘새해엔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날들을 보내자’라는 사랑스러운 말을 건넸다. ‘사랑스러운 우리 여보야! 내년에도 승승장구하고 건강해요’라며 남편을 향한 가슴 따뜻한 말도 잊지 않았다.
그 옆에는 삐뚤빼뚤 꾹꾹 눌러쓴 ‘예은이’의 소원도 들려왔다. ‘우리 아빠 더 멋있게 해 주세요. 엄마는 만날 만날 예쁘게 해 주시고요. 저도요!^^’ 아빠, 엄마와 함께 2014년 한 해 미소 지으며 무럭무럭 자라날 예은이의 환한 얼굴이 눈에 아른거리는 듯했다.
지난해 경제난 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 이들의 간절한 소망도 많았다.
한 20대 여성은 ‘혜린이의 소원’이라고 쓴 쪽지를 비행기로 만들어 날렸다. “2014년에 꼭 취직할 수 있게 해주세요. 남자친구는 공무원 시험 합격하게 해주세요”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자신과 남자친구를 향한 정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올해 수능을 친 고등학생들은 떨리는 가슴으로 자신이 원하는 대학과 ‘합격’이라는 두 글자를 소망 메시지에 적어 날려보냈다.
이성친구를 바라는 소망과 변치 않는 우정, 사랑, 행복 등 저마다의 간절함이 정서진에 스며들었다.
남자친구와 함께 정서진을 찾은 김경아씨(30·인천시 남구)는 “올 한해를 되돌아보며 힘들었던 기억을 모두 떨쳐버리고 새해에는 가슴 뿌듯한 일들로 가득했으면 좋겠다”며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소원을 빌었다.
시민들로 가득 찬 정서진은 환한 ‘내일’을 맞이할 희망찬 기운이 샘솟고 있었다.
신동민기자 sdm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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