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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론] 아시안게임으로 거듭나는 건강한 다문화사회 인천
오피니언 양호승 칼럼

[인천시론] 아시안게임으로 거듭나는 건강한 다문화사회 인천

영국의 유명한 극작가인 버나드 쇼가 어느 날 영국사회를 관찰하다가 미켈란젤로의 애호가들은 로댕을 이유 없이 싫어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 편견을 깨려고 어느 날 그가 파티를 열고 미켈란젤로 애호가들을 초청했다.

만찬을 마칠 때쯤 버나드 쇼가 마이크를 잡고 말했다. “여러분! 제가 귀한 작품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작품 하나를 내걸고 말했다. “여러분, 멋있지요? 이것은 로댕의 작품입니다.”

곧 혹독한 비평이 쏟아졌다. 색깔이 왜 저 모양이냐, 구도가 왜 저러냐, 저것도 작품이냐 한참 난도질 당할 때 버나드 쇼가 다시 마이크를 잡고 당황한 표정으로 사과했다. “여러분, 제가 실수를 했습니다. 이것은 로댕의 작품이 아니라 미켈란젤로의 작품입니다.”

편견은 사실을 사실로 보지 못하게 만들고, 상대방을 이유 없이 미워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려주는 이야기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우리나라는 고도의 산업화를 이루면서 눈부신 경제성장을 했다. 전국적으로 국가공단이 활성화되면서 소위 인력난이라는 난제에 부딪히게 됐지만 ‘외국인력수입’ 이라는 해결책을 가지고 정면으로 승부를 한 것이 오늘날 우리사회에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이주노동자와 이주민들이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3%를 넘어서고 있는 이주민들은 우리사회 발전을 위한 긍정적인 면이 훨씬 크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노동자’ ‘결혼이주여성’으로 대변하는 다문화는 우리사회에서 부정적인 모습으로 낙인 된 편견으로 그 그림자가 짙어가고 있다.

가령 동네에 선진국 출신의 외국인이 이사를 오면 반기는 분위기가 역력하지만 아시아의 저개발국 출신의 외국인이 이사를 오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는 경우가 그렇다.

선진국 출신 외국인이 길을 물으면 적극적으로 안내를 하지만 동남아 출신 외국인이 길을 물으면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는 우리네 모습 속에서 버나드쇼가 본 편견으로 병든 영국사회가 떠오르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편견은 우리로 하여금 전체를 볼 수 있는 눈을 가려 부분적으로만 사물이나 사건을 보게 만든다.

전통적으로 유대인은 이방인들에 대한 철저한 편견으로 무장(?)하여 주변의 민족들로부터 스스로를 고립시켜왔으며 심지어는 이방인들을 사람이 아닌 개로 여겼다. 그랬던 결과가 무엇인가? 2천년 동안 나라를 잃고 전 세계를 떠돌며 철저한 멸시와 천대를 받으며 살았다.

그러나 이런 사건들은 수천 년 전 일이지만 오늘날 21세기를 살아가는 대한민국은 어떤가? 여전히 이방인은 더럽고 위험한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필자는 가끔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대중목욕탕을 가곤 한다. 피부가 거므스름한 이주노동자들과 목욕탕을 들어서면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그러나 그 어떤 시선에서든 반기는 분위기를 느낄 수가 없다. 그런 편하지 않은 분위기도 참을 수 있다. 목욕을 다하고 나올 때 관리인은 필자에게 말을 건넨다. “다음부터는 저 사람들을 데리고 오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들의 일상에서 이러한 슬픈 편견의 자화상은 이미 흔한 일이 된 지 오래인 것 같다. 사실을 사실로 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다문화시대의 한국을 밝은 사회로 만들게 될 것이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은 우리에게 다시한번 아시아인들을 향해 문을 여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일을 계기로, 인천시민들이 마음을 한데모아 아시아인들에 대한 우리의 편견을 거두고, 오히려 소중한 이웃으로 받아들이고 섬기는 마음으로 그들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 인천에 거주하고 있는 아시아 출신의 이주민들과 함께 소통하면서 인천아시안게임을 준비한다면 우리사회에 만연한 편견이라는 무서운 질병을 퇴치하고 더욱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김철수 목사•인천사랑마을이주민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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