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울지마세요 그 아픔, 잊지 않을게요”

고양 저현고 학생 팔찌 수익금 800만원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에 전달

“할머니들의 아픔과 눈물, 절대 잊지 않을게요.”

고양 저현고등학교(교장 오동석) 학생들이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들을 돕고자 팔을 걷어붙였다.

학생들은 최근 교내에서 손수 만든 팔찌를 판매한 수익금 800만 원을 도내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 8명에게 전달, 추운 겨울나기로 더욱 외로울 할머니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나눴다.

나눔은 최근 경기도가 일제강점기 강제노역 피해를 입은 여성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조례를 제정했지만, 관련 예산 배정 문제로 마찰을 빚는 가운데, 김경희 고양시의회 의원이 할머니들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 비롯됐다.

이에 학생들은 지난 7월 광주를 방문해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의 아픈 사연을 접하고 난 뒤 ▲인터넷 아고라 서명 ▲유튜브 영상 제작 ▲서명 캠페인 활동 등을 통해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의 문제를 전국적으로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더불어 학생들은 일본정부와 전범기업을 상대로 소송투쟁을 벌이는 할머니들의 재판을 응원하고자 ‘할머니 울지 마세요, 잊지 않을게요’라는 문구를 새겨넣은 ‘실리콘 팔찌’를 직접 제작해 개당 2천 원에 판매한 성금을 전달해 의미를 더했다.

어린 나이에 일본 후지코시 군수회사로 끌려가 강제 노역을 해야만 했던 김계순(84·여·군포시) 할머니는 “도에서 보조금이 나올 것으로만 알고 연초부터 잔뜩 기대하고 있다가, 무슨 일인지 안 된다고 해 체념하고 있었다”며 “학생들이 고마운 마음을 모아 도와줘 고맙다”고 말했다.

김경희 시의원은 “어린 학생들이 어른들도 못하는 힘든 일을 인터넷 아고라 서명, 팔지 판매 등 아이디어를 내어 성금까지 모금해 성금을 전달하는 등 너무나 감동적이며 대견스럽다”며 “ 우리 사회도 더 폭넓은 계층에서 관심을 갖고 이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양=유제원기자 jwyoo5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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