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샤프 부평공장, 역사의 뒤안길로…

한때 대학생·직장인의 필수품이었던 전자계산기와 전자사전을 생산하며, 40여 년간 인천의 수출역군으로 활약하던 ㈜한국샤프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17일 한국샤프와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한국샤프는 내부적으로 주주와 법인 청산을 논의 중이며,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 달 주주총회에 맞춰 발표할 예정이다.

기업 매각이나 청산을 협의 중에 있어 현재 근무 중인 직원 180여 명의 향방은 이에 맞춰 결정된다.

한국샤프는 한국 경영주와 일본 전자업체 샤프(Sharp)가 1974년 50대 50 합작투자해 만들어져 1975년부터 부평구 청천동에 자리 잡았다.

일본 샤프의 사무용 기기 및 장비를 생산해 일본 등 해외에 수출, 한때 1천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려 각종 수출상을 휩쓸기도 했다.

당시 한국샤프의 종업원 수는 1천400여 명에 달했으며, 부평 4공단의 대표업체로 자리매김해 지역경제 발전의 견인차 구실을 했다.

한국샤프가 생산한 전자계산기, 전화기, 전자수첩, 전자타자기 등은 국내업체보다 앞선 기술력으로 1970~1990년대 전 국민에게 높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일본 샤프사가 2000년대 들어서면서 쇠락하기 시작, 한국샤프도 매출이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등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1970년대 전자계산기, 1980년대 오디오·전자타자기, 1990년대 전자사전, 2000년대 전자식 금전등록기 등 주력상품을 변경하며 반등을 노렸지만, 한번 넘어간 시장의 흐름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또 한국 전자업체들의 약진과 일본 본사의 경영난에 인건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일본 샤프는 지난해 한국시장에서 철수했으며, 40여 년간 부평을 지켰던 한국샤프도 결국 청산에 이르렀다.

최광덕 한국샤프 대표이사는 “인건비 문제, 일본쪽 사정 등으로 계속 적자를 기록해 곧 청산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방향은 1월 주주총회에서 결론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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