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드는 행복한 세상] 4. 남동구노인복지관 ‘너나들이-너와 나 그리고 우리’
영주 귀국 30명, 지역주민과 1대 1 ‘인천 소풍’
한국문화·생활 배움터는 물론 건강까지 챙겨
“사할린 동포요? 남이 아닙니다. 우리의 이웃입니다. 우리가 이분들의 ‘길잡이’입니다.”
일제 강점기인 1939~1945년 ‘국가총동원령’으로 약 15만 명의 동포들이 사할린으로 강제징용되며 이주됐다. 해방 후 귀국하지 못한 사할린 동포. 뒤늦은 관심으로 1990년대부터 사할린 동포의 영주귀국이 추진됐다.
하지만, 이들 사할린 동포들은 이제 러시아 태생이거나 어릴 적 이민자다 보니 다른 생활환경 탓에 한국 생활에 정착·적응하기 힘들어한다.
이 때문에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해부터 인천 남동구노인복지관을 통해 사할린영주귀국 동포들의 한국사회 적응능력 향상을 위한 ‘너나들이-너와 나 그리고 우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남동구노인복지관은 매주 인천노인보호전문기관과 남동구정신건강증진센터의 도움을 받아 우울증 치료·예방과 노인대상 사기피해 방지, 자살 예방 등 한국문화·생활 배움터를 운영하고 있다.
따뜻한 봄(4~5월)엔 한국 문화를 배우는 것이 아닌, 직접 느낄 수 있도록 궁중음식체험이나 전통장신구 만들기도 해보고, 사할린 동포 구성원 중 가장 고마웠던 사람에게 직접 만든 원예작품을 전달하는 ‘고맙습니다’ 행사도 열었다.
특히 사할린 동포와 지역 주민들이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주민들은 이를 통해 사할린 동포가 우리의 따뜻한 이웃임을 느끼고, 사할린 동포들은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남동구노인복지관은 외부활동이 쉽지 않은 사할린 동포 30명과 지역주민 30명을 묶어 함께 인천의 명소를 떠나는 소풍을 다니면서 우리가 인천시민이라는 점을 가슴 깊이 심어줬다.
또 ‘사할린 어울림 한마당’ 행사를 통해 사할린 동포들이 만든 작품이나 활동사진을 전시하며 사할린 동포와 주민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시간도 보냈다. 반대로 사할린 동포들이 주민들에게 사할린의 문화·생활·음식·전통 등을 안내하고, 주민들이 직접 사할린 문화를 체험하는 ‘알로 사할린’ 행사도 큰 호응을 얻었다.
인천모금회 관계자는 “최근 남동구노인복지관을 비롯해 지역 내 108곳이 신청한 내년 사업을 심사해, 46개 기관·단체의 사업을 최종 선정했다”면서 “더 많은 프로그램이 지역 내 나눔은 물론 사랑의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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