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가 부르는게 요금? 시민들 택시타기 겁난다

택시비 인상됐지만 미터기 늑장 교체 틈타 ‘바가지’
요금표 미배치ㆍ야간 할증 요금폭탄 ‘승객들 분통’

인천지역의 택시요금이 인상된 가운데 미터기 교체에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택시요금을 둘러싼 기사와 승객 간 다툼이 곳곳에서 빚어지고 있다.

10일 시와 일선 택시기사에 따르면 지난 9일 오전 4시부터 인천시내 택시요금이 기본요금 3천 원(일반 중형 기준), 주행거리·시간 요금은 148m·37초당 100원에서 144m·35초당 100원으로 올랐다.

그러나 인천지역 택시 1만 4천여 대의 미터기 교체는 6개 업체가 지난 8일부터 진행, 최대 5시간가량을 기다려야 하는 혼잡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1만여 대 가량이 미터기 교체를 마쳤지만, 여전히 거리에는 이전 미터기를 사용하고 있는 택시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시는 기존 미터기 사용 택시들에 ‘요금 환산조견표’를 승객들이 보기 쉽게 배치하도록 안내했지만, 일부 기사는 조견표를 아예 걸어두지 않은 채 운행하고 있다.

정확한 요금 인상을 알지 못하는 시민들은 미터기보다 많이 내야 하는 요금에 당황하거나 심한 경우 기사와 말다툼을 빚기 일쑤다.

특히 일부 기사는 요금 인상과 미터기 미교체를 빌미로 ‘바가지요금’을 받는 등 ‘얌체 운전’까지 벌어지고 있다. 야간 할증요금이 평상시 요금보다 계산이 복잡한 점을 이용, 야간시간에 승객에게 1천 원 내외를 더 받아 부당이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터기 교체 작업이 다음 주 완료될 것으로 예상돼 한동안 인천지역 곳곳에서 택시요금을 둘러싼 시민의 불편과 다툼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택시기사 A씨(49)는 “몇몇 기사들이 미터기 교체작업에 시일이 많이 걸리는 것을 이용해 돈 몇 푼 더 벌려고 얌체 짓을 하고 있다”며 “결국에는 ‘제 살 깎아 먹기’에 불과할 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미터기 교체를 서두르고 있지만, 워낙 택시 수가 많아 다소 혼잡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조견표 배치를 안 하거나 부당요금을 받는 경우 지도감독을 강화해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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