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사 ‘잡무 파김치’ 학생은 언제 돌보나… 공기질 관리에 실 판매까지 업무 과중 ‘본업 부실’ 우려
인천지역 상당수 보건 교사가 본연의 업무와 상관없는 일에 시달리면서 자칫 학생들의 건강관리 소홀이 우려되고 있다.
10일 인천시교육청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에 따르면 인천지역 초·중·고교 507곳 중 315곳(62.1%)이 시설전문가(시설담당 기능직)가 아닌 보건교사를 환경위생관리자로 지정해 운영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 등은 지난 2009년 ‘실내공기 질 관리 기본 계획’을 수립하면서 환경위생관리자가 담당하는 실내공기 질 관리 등 학교 시설물 위생 관리업무는 시설전문가를 지정해 담당하도록 했다.
그러나 지역 내 일선 학교 중 태반은 학생의 건강관리 및 보건교육이 법적 직무(초·중등교육법, 학교보건법)인 보건 교사에게 환경위생관리자 업무를 떠넘기고 있다.
또 학교 323곳(63.7%)은 보건 교사에게 교직원 건강검진 등 학교의 보험 업무를 맡기고 있으며, 329곳(64.8%)은 실 판매 등 모금 업무까지 떠맡기고 있다.
이처럼 보건교사들이 엉뚱한 업무에 매달리면서 정작 학생들의 건강관리가 소홀해지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최근 인천시 남구 A 초등학교에서 보건교사가 다른 업무 때문에 자리를 비웠다가 복통을 호소하는 학생을 늦게 치료하는 바람에 학부모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전교조 인천지부 관계자는 “학교 상당수가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보건 교사에게 직무 외 업무까지 떠넘기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보건법 시행규칙에 학교장이 소속 교직원 중 환경위생관리자를 지정할 수 있게 돼 있어 보건 교사에게 해당 업무를 준 것이 잘못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보건교사의 업무 경감 부분은 논의해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suein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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