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쉴러 지음ㅣ알에이치코리아 ㅣ1만7천원
2011년 미국 뉴욕에서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는 시위가 벌어졌다. 소득 불평등과 금융권의 탐욕에 맞선 이 시위는 점차 전 세계 1천500여개 도시로 확산됐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발발한 세계 금융위기는 금융권을 ‘범죄집단’으로 낙인찍었다. 하지만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금융은 여전히 중요한 사회적 도구이자 절대적으로 필요한 장치라고 말한다.
그가 분석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은 ‘금융’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에 있다. 더 나아가 금융이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 전반부에서는 기업을 이끄는 CEO, 자산운용사, 보험회사, 정책결정자 등의 역할과 책임을 소개하고, 후반부에서는 금융발전을 가로막는 요소들을 살핀다. 그는 단순히 금융과 경제를 연결시키는 게 아니라 금융상품이나 정책을 만들 때 ‘인간 본성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꼽히는 로버트 쉴러의 ‘금융 희망론’은 그래서 설득력 있게 들린다. 다만 월가 비관론자의 따끔하고 신랄한 금융 비판을 기대했다면 맥이 빠질 수도 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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