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거나 망하거나… 양극화 부르는 PC방 금연법

올해 말 흡연 전면금지 PC방 극과 극

카페야? 게임방이야? 화려한 리모델링 ‘변신’

영세업체는 ‘금연법 된서리’ 경영난 폐업 속출

PC방 내 흡연을 전면 금지하는 국민건강증진법 일부 개정안의 계도기간이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인 가운데 경기지역 PC방 업계에서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일부 PC방들이 흡연실과 카페 등을 갖춘 대형 PC방으로 거듭나고 있는 반면 흡연실 설치 여력이 없는 소형 PC방들이 잇따라 폐업하는 등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수원시 송죽동에 위치한 80여석 규모의 한 PC방은 최근 120여석의 대형 PC방으로 탈바꿈했다. 흡연자들에게 재떨이 대신 종이컵을 제공하며 흡연을 묵인해왔지만, 금연법 계도기간 만료가 코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더이상 이같은 방침을 유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이 PC방은 건물 내 노래방을 인수, 흡연실과 40여석을 추가 확보했다.

수원시 영화동 120여석 규모의 한 PC방도 지난달 대규모 리모델링 공사를 감행했다. 건물 구조상 흡연실을 설치할 만한 공간이 없었던 이 PC방은 칸막이를 없애고 자투리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는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흡연실을 확보하고 소형 카페테리아를 설치했다.

반면, 흡연실을 설치할 여력이 없는 소형 PC방들은 금연법으로 인한 ‘칼바람’을 맞고 있다.

실제 지난달부터 PC방 내 전면 금연을 실시하고 있는 40여석 규모의 수원시 조원동 M 인터넷 카페와 원천동 A PC방 등은 손님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또 아직 흡연실을 확보하지 못한 수원시 인계동 J PC방과 구운동 W PC방 등은 PC방 금연법의 여파를 이기지 못한 채 폐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소형 PC방들의 폐업이 잇따르면서 한국인터넷PC방협동조합 조사 결과 지난해 전국 1만8천여곳에 달했던 PC방 등록업체수는 올해 9천여곳으로 절반 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승제 한국인터넷PC방협동조합장은 “셧다운제와 금연법 등으로 대다수 PC방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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