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던지라우” “자! 받아” 새터민 편견 녹인 ‘소통의 그라운드’

본보ㆍ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공동 기획
[함께 만드는 행복한 세상] 1. 어린이 야구단 ‘논현돌핀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매년 인천지역의 사회복지기관시설의 좋은 프로그램을 선정, 기금을 지원하며 지역 내 다양한 복지 문제를 해결하고 인천시민들이 더 좋은 복지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본보는 인천모금회와 공동으로 ‘함께 만드는 행복한 세상’을 주제로 인천모금회가 올해 지원한 총 53개의 신청사업 중 ‘논현돌핀스 야구단’과 ‘아동 안전 네트워크 구축’, ‘콩콩이 튼튼교실’, ‘너나들이-너와 나 그리고 우리’ 등 4개를 소개하며 곳곳에서 인천을 행복하게 만드는 그들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의 남과 북에서 태어난 어린이들. 살아온 환경과 문화는 다르지만, 이 어린이들이 야구로 하나가 됐다.

새터민 아이들과 일반가정 아이들이 다 같이 모여 구성된 남북 결연 야구단 논현돌핀스(Dolphins). 논현종합사회복지관이 지난해 6월 창단한 어린이 야구단이다.

남동구 논현동 일대 운봉초·논곡초·동방초·장도초교를 다니는 총 40명의 어린이들이 소속된 논현돌핀스의 훈련 등 활동은 특별하다. 바로 캐치볼이나 타격연습 등을 항상 아빠와 함께하는 등 모든 과정을 부모들이 함께하는 야구단이기 때문이다.

남ㆍ북에서 태어난 어린이들 함께 뛰며 ‘우정 쑥쑥’

아빠와 캐치볼ㆍ타격연습… 이웃의 정 ‘새록새록

당연히 아빠들끼리 친분과 이해심도 커지는 등 평소 이웃과 교류가 적은 20명의 새터민 어린이 부모들은 논현돌핀스 활동을 통해 이웃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한 탈북자 A씨는 “야구 감독님이 내 자식도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안아주고, 차별도 없이 아이들과 뒤섞여 노는 것을 보면 마음이 놓인다”면서 “많이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질 정도”라고 전했다.

엄마들끼리 친분도 쌓이고 있다. 아이들이 야구를 하는 시간에 함께 간식거리를 준비하면서 음식 등에 대해 상의하는 시간이 늘어나며 다양한 정보를 주고받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북한이라는 생각에 초반에만 약간 어색했을 뿐, 이젠 이질적인 느낌이 사라진 지 오래. 야구단이 지역민과 새터민을 서로 이어주고 소통하게 해주는 매개체가 됐다.

지난해 창단 초기엔 경제적 후원이 부족하고 탈북 주민들의 참여율도 낮아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 인천모금회가 947만원을 기금으로 지원해주면서 더 알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전 가족이 함께하는 1박2일의 가족캠프를 비롯해 지역 내 리틀야구단과 친선경기, 인천이 연고인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홈경기 관람, 새터민 가정과 한국가정 간 1대1 결연 등이 진행됐다.

유호철 논현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는 “일반 및 새터민 가정이 서로 이웃이 되는 결연 형태를 위해 부모들 간 자율적인 모임을 많이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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