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고 높은 송도, 항공기 사고 대책은 바닥

헬기 아파트 충돌… 짙은 안개·초고층 숲 ‘송도’도 불안하다

68층 동북아트레이드타워 등 30층 이상 40여개동

한해 50일 안개 가시거리 짧아 항공사고 위험 도사려

국내 최초로 서울 강남의 초고층 아파트에 헬기 충돌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초고층 건물이 많은 인천 송도국제도시도 항공기 사고 등 안전에 무방비 상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건설교통부와 서울지방항공청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발생한 초고층 아파트 헬기 충돌 사고는 블랙박스 분석이 끝나지 않았지만, 조종사가 짙은 안갯속에 가시거리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38·45·46층의 초고층 아파트를 아직 발견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송도국제도시 내 초고층 건물에 대한 항공기 충돌 사고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송도국제도시엔 68층 높이의 동북아트레이드타워(NEATT)를 비롯해 64층 높이의 포스코 더샾 퍼스트

월드 4개 동, 30층 이상 주상복합 아파트 등 초고층 건물도 40여 개에 달한다.

또 앞으로 건설될 30층 이상 건물도 100여 개나 된다. 인천지방의 안개일수는 49.4일로 타지역에 발생 빈도수가 많다.

특히 바닷가와 접한 송도국제도시는 지상에 있는 공기와 해수면 간의 온도차가 커지면 코 앞을 보기 힘들 정도로 짙은 안개가 끼기 일쑤고, 오전 중엔 초고층 건물 상단부에 상습적으로 스모그성 안개가 껴 다른 도시보다 가시거리가 훨씬 짧다.

이들 초고층 건물엔 불빛을 깜빡이며 건물임을 알리는 경광등이 설치됐지만, 안개가 조금만 껴도 알아 볼 수가 없다. 이번 헬기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도 이 경광등이 작동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초고층 건물 대부분이 아파트 등 공동주택으로 사고가 발생하면 인명 등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지만, 현재 항공기 사고 등에 대비한 항공 안전 대책은 없다.

게다가 항공 안전을 담당할 기관도 명확하지 않다. 현재 항공청은 ‘항공기의 운항 허가 등은 맡고 있지만 사고 대비책 등은 화재처럼 지자체가 담당할 일’이라는 입자이며, 인천시는 ‘항공 안전은 정부와 항공청 관할’이라며 아직 전담부서나 대책도 없다.

이에 따라 송도국제도시 등 인천 도심 내 항공기의 초고층 건물 충돌 사고 방지대책이 전무, 사고 발생 시 수습에만 급급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초고층 건물에 항공기 충돌 사고가 발생하면 인명 피해가 크다”면서 “초고층 건물이 많은 서울·부산·인천 등과 항공 사고 방지를 위한 대안을 함께 고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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