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종자 전쟁’… 국내 산업 현주소는

생명공학연구소 보유 종자업체 고작 2곳
농협경제硏, 정부 육성대책 불구 대부분 연구개발ㆍ투자 ‘영세’

전 세계적으로 ‘종자전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종자산업은 영세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17일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종자시장은 2000년대 이후 생명공학기술을 접목한 기술집약산업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해 정부도 2009년부터 ‘2020 종자산업 육성대책’을 수립해 분자육종기술의 산업화 기반을 구축하기로 한바 있다.

그러나 국내 종자업체들의 경우 규모가 영세해 생명공학기술 도입에 필요한 투자가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종자업체 중 자체 생명공학연구소를 보유한 업체는 2곳 뿐이고, 이들 종자업체의 연구개발 투자는 외국 대형 종자기업의 2%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내 종자기업 중 매출액이 가장 큰 농우바이오의 경우 지난해 연구개발비 지출은 92억3천만원이고, 동부팜한농은 종자 이외 분야에 대한 투자를 포함해 199억6천만원을 연구개발비로 지출한 반면, 다국적 종자기업인 몬산토의 연구개발비는 50배 이상인 1조6천억원에 달했다.

또 다국적기업의 국내법인 또는 제휴업체를 제외하고 순수 국내 종자기업 중 지난해 매출액이 100억원을 넘는 곳도 농우바이오(551억원), 동부팜한농(354억원), 농협종묘(101억원) 등 3개 회사에 그쳤다.

농협경제연구소는 생명공학을 활용한 종자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많은 투자비가 소요되므로 산학 공동연구의 활성화와 함께, 연구와 수출 등에서 종자업체간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골든 씨드 프로젝트(Golden Seed Project)’를 통해 추진되고 있는 산학 공동연구와 같이 연구개발분야에서 종자업체간 자율적인 협업체제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채성훈 부연구위원은 “향후에는 해외시장 진출시 업체별로 비교우위가 있는 국가나 품목을 전담하는 등의 형태로 발전시켜 나가는 방안을 검토해 볼만 하다”며 “또 해외수출시 현지인의 수요에 맞는 품종개발과 함께 다국적 종자기업 등과 차별화된 틈새시장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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