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장려시대 맞아? 아이낳을 병원이 없어요…
인천지역 산부인과 96곳 중 절반은 분만실 없어
동네병원 고비용ㆍ고위험에 기피… 산모들만 골탕
인천지역에 분만 가능한 산부인과가 줄어들면서 조산·합병증 우려가 놓은 고위험 산모의 진료가 어려워지고 있다.
10일 보건복지부와 일선 의료계에 따르면 인천지역에 산부인과를 진료과목으로 둔 의료기관은 모두 96곳(7월 기준)으로 이 중 분만실을 갖춘 곳은 48곳(50%)에 불과하다.
분만실을 갖춘 곳이 지난 2007년 55곳이었지만 6년 사이 7곳(12.7%)이나 줄었다.
부평구의 한 산부인과 의원은 젊은 임신부 대신 중년의 여성을 대상으로 부인 진료만 하고 있으며, 남구지역 한 병원은 산부인과 의사를 2명에서 1명으로 줄이고 분만실을 없앴다.
저출산·고연령 현상이 확산되고 대형 여성병원이 등장하면서 중소병원들이 비용이 많이 들고, 위험이 높은 분만 진료 대신 비만, 유방, 항노화 등 여성이나 부인 관련 진료에 나서고 있다.
인천지역 가임여성(15~49세) 1만 명 대비 산부인과 인력은 3.7명으로 전국 평균(5명)은 물론 전국 16개 시·도 중 가장 낮다.
이처럼 분만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산모와 신생아들이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미숙아, 저체중아, 중환아 등을 치료할 신생아 집중치료실을 갖춘 의료기관은 단 4곳(4.2%)에 불과, 관련 진료 시 위급상황 속에서 1시간가량 인력과 장비를 갖춘 병원을 찾아 이동해야 한다.
특히 모성사망자(임신·출산 원인 사망자)는 2005년 1명, 2006년 3명, 2007년 2명에 불과했지만 2010년 7명, 2011년 6명, 지난해 7명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지난해 인천지역 출생아 10만 명당 모성사망자는 25.1명으로 전국 지자체 중 강원(32.1명)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지난해 아이를 낳은 김모씨(32·여)는 “편하게 다니려고 집 근처 병원을 알아봤는데 분만실이나 시설을 갖춘 곳이 없어 결국 큰 병원으로 갔다”며 “둘째를 낳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남동구의 한 산부인과 병원 관계자는 “전체 분만 건수는 절반 이상 줄어드는데 출산 연령은 높아져 위험부담만 높아지고 있다”며 “분만 인프라 개선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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