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캬아~ 내가 이 맛에 산다” 청소년 음주 유혹하는 ‘무알코올 맥주’
최근 인기끌면서 일부 중떮고생들 사이에 대유행
학무모들 “기분내다 자칫 진짜 맥주 원샷” 걱정
주류 아닌 ‘탄산음료’로 구분 법적제재 어려워
최근 성행하고 있는 무알코올 맥주가 청소년에게 음주 문화를 부추기고 있다.
3일 인천지역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무알코올 맥주의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70%가량 늘었다.
특히 H사에서 출시한 한 무알코올 맥주는 올해만 700만 캔 이상 판매됐다.
그러나 무알코올 맥주가 주류가 아닌 탄산음료로 구분되면서 청소년들이 쉽게 무알코올 맥주를 접할 수 있다.
인천시 연수구, 중구, 남구 등의 편의점 40곳을 확인한 결과 38곳에서 무알코올 맥주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판매하는 편의점 모두 청소년에게 무알코올 맥주를 판매하고 있으며, 31곳이 무알코올 맥주를 탄산음료 칸에 진열하고 있다.
편의점 업주 K씨(55)는 “청소년들이 무알코올 맥주를 결제대에 올려놓으면 팔아도 될지 고민이 된다”면서도 “주류가 아니다 보니 딱히 팔지 못할 이유가 없어 그냥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쉽게 무알코올 맥주를 접하면서 비뚤어진 음주 문화로 이어지고 있다.
청소년 A군(18)은 “맥주를 먹고 싶어도 신분증 검사가 심해 대리만족으로 무알코올 맥주를 마신다”며 “주변에 무알코올 맥주로 시작해 일반 맥주를 마시게 된 친구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자율방범대원 조의상씨(44·계양구)는 “최근 공원에서 술을 마시는 청소년들을 보면 절반가량이 무알코올 맥주를 마신다”며 “취해 있지 않을 뿐 담배를 피우거나 침을 아무 데나 뱉는 등 실제 술을 마셔 적발된 사례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부모들의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학부모 김현영씨(49·여)는 “무알코올 맥주가 학생들에게 음주를 부추기고 있다”며 “간단한 문제로 볼 게 아니라 뭔가 법적인 제재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무알코올 맥주회사 관계자는 “무알코올 맥주를 청소년에게 판매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며 “회사 차원에서 성인을 위한 음료수로 마케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민기자 suein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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