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복싱코치, 자신의 선수 뒷전 ‘이시영 코칭’

제자 경기는 후배에 맡기고 이시영 링코치 나서 ‘열정?’ 전국체전서 본분망각 물의

제94회 인천 전국체전에 참가한 A 고교 복싱 순환 코치가 담당 선수가 아닌 연애인 복서 이시영을 현장 지도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인천시교육청의 선수관리에 허점이 드러났다.

3일 인천 복싱계에 따르면 A 고교 복싱 코치 B씨는 지난달 21일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전국체전 복싱경기에서 자신의 담당 학생이 아닌 같은 시간에 시합한 이시영의 링 코치(세컨드)를 수행했다.

자기가 담당한 학생의 링 코치 역할은 평소 알고 지내던 후배 C씨에게 맡겼다.

결국 C씨의 지도를 받으며 첫 시합에 나선 A 고교 학생 선수는 1대2 판정패했다.

선수의 상태를 체크 및 조언하고, 작전 지시를 내리는 링 코치의 역할이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학생을 지도해 온 B씨가 해당 시합에서 링 코치를 했으면 경기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다는 게 복싱계의 판단이다.

특히 B씨가 이 학생 대신 이시영의 링 코치를 수행한 것을 두고 복싱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한 복싱계 인사는 “교육청 순회 코치라면 당연히 담당 학생을 지도해야지 왜 이시영의 링 코치를 하느냐”며 “개인도장을 운영하는 B씨가 전국체전을 준비하던 이시영을 잠시 가르친 뒤 이를 활용해 도장을 홍보하려 했다는 것이 복싱계의 반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B씨는 “링 코치를 맡긴 후배 C씨는 해당 학생의 중학교 때 스승이라 그 선수를 잘 아는 사람일 뿐 아니라 이런 상황을 선수는 물론 부모에게도 미리 말하고 동의를 얻었다”며 “전국체전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자 노력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배인성기자 isb@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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