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만ㆍ송명관 지음ㅣ나름북스ㅣ1만8천원
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를 덮치기 직전, 우리의 일상을 지배한 건 각종 금융상품이었다. 지난 2008년 6월 우리나라 펀드 계좌수는 2천500만 개에 이르렀다.
어린이와 고령자들을 제외하고 대한민국 성인들 한 사람씩 하나의 펀드에 투자하고 있었던 셈이다. ‘빚도 자산’이라는 말이 언론에서도 쉽게 흘러나왔다.
이제 현실의 2013년으로 돌아와 보자. 잘나가던 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내려앉고 고공행진하던 집값은 수십만명의 하우스푸어를 만들어냈다. 부채의 대대적인 공습이 시작된 것. 사람들은 이제 ‘빚도 자산’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다. 그러나 빚의 고통과 경제불황에서도 우리는 정작 이 위기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됐는지 잘 모른다.
이 책의 저자들은 현재 자본주의가 마주한 위기와 거대한 변화를 ‘부채’라는 키워드로 성찰한다. 2차 세계다전 후 발생한 부채 전쟁의 역사와 빚이 우리 일상을 장악하게 된 과정을 세밀하게 펼쳐낸다.
또 채권 지배 사회가 전개된 과정을 살펴보면서 미국, 유럽, 한국에서 최근에 발생한 경제 위기의 성격과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제안한다. 그리고 저자들은 묻는다.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게 된 부채에 계속 역습당할 것인가, 더이상 휘둘리지 않을텐가’ 라고.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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