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들이 잇따라 랍스터, 홍삼, 한우 등 특정 품목의 가격을 크게 낮추며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고가의 품목을 싸게 살 수 있어 큰 인기를 모으고 있지만 품질 저하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24일 자체상표 상품인 ‘이마트 6년근 홍삼정(240g)’을 홍삼 업계 1위인 KGC인삼공사의 ‘정관장’보다 절반 가량 저렴한 9만9천원에 내놓아 이틀만에 준비 물량 2천개를 모두 소진했다.
그러자 롯데마트는 ‘반값 인삼’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6년근 인삼을 기존 제품 대비 최대 50% 저렴한 수준에 판매하기로 한 것이다.
앞서 대형마트들은 ‘랍스터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마트가 이달 초 9천900원 특가 미국산 활랍스터 10만마리를 판매하자 롯데마트는 24일부터 물량을 더 늘려 랍스터 12만마리를 마리당 1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홈플러스 역시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9천900원 랍스터를 판매했다. 홈플러스는 무게를 20% 늘려 600g짜리 랍스터로 승부수를 띄웠다.
랍스터와 홈삼에 이어 다음달 1일 ‘한우데이’를 맞아 한우도 경쟁품목에 가세했다. 롯데마트는 31일부터 이틀간 한우 전품목을 반값에 판매하고 이마트는 100% 한우 원물만으로 만든 자체브랜드(PB) 한우곰탕 3종을 선보인다. 기존 한우 사골보다 30~40% 저렴한 수준이다.
대형마트들이 앞다퉈 같은 품목으로 가격경쟁을 벌이는 것은 계속되는 소비침체에 최근 영업규제와 다양한 온라인몰 등장에 따른 매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랍스터나 홍삼, 한우 등 고가로 인식된 상품을 전면에 내세워 행사가 벌어질 때마다 조기 완판되는 등 소비자 반응도 뜨겁다.
하지만 가격을 강조하면서 품질경쟁은 뒷전이 되고, 마트를 찾았다 물량이 부족해 헛걸음을 하거나 해당 상품이 미끼가 돼 의도하지 않은 소비를 하게 하는 등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가격이 내린다는 것은 일단 소비자들에게 좋은 일이지만 적정한 품질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싸다고 무턱대고 구입할 것이 아니라 해당 상품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습득한 뒤 구매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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