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지동 벽화골목 詩로 물들다

고은 시인 등 자작시 직접 써… ‘시인골목’ 재탄생

수원시 지동 벽화골목이 시인골목으로 재탄생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고은 시인을 비롯해 시인 임병호(경기일보 논설위원)·김우영씨, 아동문학가 윤수천씨, 시조시인 유선·정수자씨 등 30여 명은 지난 26일 지동 벽화골목에서 자작시를 담벼락에 직접 쓰는 행사를 열었다.

수원시인협회(회장 김우영)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고은 시인은 지동 제일교회 노을빛 전망대와 갤러리, 벽화골목을 둘러보고 직접 창작한 시 ‘지동에 오면’을 골목길에 자필로 썼다.

고은 시인은 “지동에 오면 어머니와 작은어머니의 말소리가 들린다 지동에 오면 춘옥이 할아범 생신날 설장구소리가 들린다.성밑집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지동에 오면 두고 온 내가 나를 어서 와 어서와 하며 맞아들인다”라고 썼다.

행사가 끝난 뒤 인근에 사는 무형문화재 살풀이 승무 이수자인 고성주씨(경기안택굿보존회장)는 시인들을 자신의 집으로 초청, 뒤풀이 한마당을 펼치기도 했다.

행사를 개최한 김우영 수원시인협회장은 “세계문화유산 화성이 바로 옆에 있어 불이익을 받는 지동이지만 ‘시인 골목길’이 생겨나면서 국민의 관심을 받는 아름답고 밝은 마을로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수철기자 scp@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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