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 '갑질' 136억 챙겨

신한카드 등 밴사 용역비 지시 카드결제… 5년간 수수료 '부당이득'

신용카드사들이 대행업체인 밴(VAN)사 용역비 지급을 자사 카드로 결제하는 방식의 ‘불공정행위’를 통해 지난 5년간 136억여원의 카드수수료를 챙겨 온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금융감독원이 김영주(민주당)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 2008년부터 지난 9월까지 신한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KB국민카드, 롯데카드, 하나SK카드, BC카드, 외환은행, 농협은행 등 9개 카드사들이 밴사에 용역비용을 지급하면서 챙긴 카드수수료는 모두 136억7천600만원에 달했다. 카드사와 가맹점사에에서 신용카드 매출거래 승인 및 정산처리, 매입대행 업무 등을 수행하는 사업자인 밴사는 현행법 상 신용카드 가맹점 가입 의무가 없다.

그럼에도 카드사들은 밴사와 거래 승인 중계계약 체결 시 밴사에 용역비 지급조건으로 자사 신용카드 결제를 요구하고 가맹점 수수료율까지 일방적으로 정해왔다고 김 의원은 주장했다.

자사 카드 결제를 통해 용역비 일부를 다시 거둬들이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셈이다.

카드사별 부당이득 금액 순으로는 BC카드가 40억3천300만원, 신한카드가 38억6천400만원으로 각각 1ㆍ2위에 올랐으며, KB카드(16억4천400만원), 현대카드(14억3천만원), 롯데카드(8억8천만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롯데카드와 하나SK카드는 올들어서도 각각 2억900만원, 9천600만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카드사들이 지난해 12월 밴사에 대한 카드 결제 수수료율을 평균 0.33%에서 1.88%로 인상한 것 또한 현행 공정거래법상 거래상지위남용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카드사의 불공정행위가 드러난 만큼 금융당국은 실태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그에 따른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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